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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A·B편의점은 모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10월은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린 시점이라 매출 규모 자체가 크지 않아서다. 매출 신장률은 높지만 매출액은 반길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최근 상승세인 매출도 ‘SPC 불매운동’ 영향으로 꺾일 수 있다는 불안감 또한 크다.
일단 SPC 불매운동은 SPC 브랜드 가맹점들을 중심으로 전개되면서, SPC 계열사들로부터 제품을 납품받는 유통업체들은 영향권에서 다소 벗어나 있는 모양새다.
C대형마트는 SPC 제품 매출이 전년 대비 올해 줄곧 20% 이상의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불매운동 이후에도 여전히 10%대 견조한 매출 신장률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매출 신장률이 다소 감소한 것 역시 SPC삼립이 이달 말까지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진행 중인 자율 안전 진단에 따라 일부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하면서 생산량 자체가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불매운동이 유통업체들에 직접적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 또한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D대형마트에선 올해 줄곧 ‘품절대란’을 빚어온 SPC삼립 ‘포켓몬빵’ 재고가 발생하는 사례가 나왔다. B편의점은 호빵 매출만 늘었을 뿐, 최근 2주간 SPC 제품 전체 매출이 직전 2주간 대비 1.8% 감소했다.
B편의점 관계자는 “편의점에서는 호빵을 단품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브랜드 인지가 잘 되지 않는다”며 “주요 고객층도 간단하게 한 끼 식사를 하려는 사람들이다보니 불매운동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다만 불매운동이 더 확산할 경우 호빵 판매에도 악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이태원 참사로 유통업계는 관련 마케팅 조차 펼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편의점과 달리 주요 고객층이 계획적으로 소비를 하는 대형마트가 이같은 마케팅 부재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D대형마트 관계자는 “호빵은 유통기한이 짧아 재고 관리가 중요하다. 때문에 통상 대대적인 마케팅을 병행해 재고가 쌓이지 않도록 관리하면서 판매하는데, 현재 마케팅을 최소화하다보니 판매량도 섣불리 늘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대형마트 3사 중 2곳은 10월 중순부터 현재까지 호빵 매출은 전년 동기와 거의 유사했고 1곳은 10% 가량 감소하면서 사실상 엔데믹 전환에 대한 수혜가 실종된 상황이다.
E대형마트 관계자는 “일단 현재 판매 부진의 이유로 10월 날씨가 예상보다 따뜻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면서도 “11월 들어 부쩍 추워진 날씨에도 매출이 늘지 않는다면 마케팅 부재의 영향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직면한 문제들은 각 개별기업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인 만큼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며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 가뜩이나 고물가 상황에 소비자들의 발길이 끊길까 고민이 더욱 커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