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정부가 15억원 초과 주택담보대출을 허용하고 무주택자와 1주택자에 한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50%로 조정하는 규제 완화를 발표했지만 시장은 관망세를 이어가는 분위기다. 연 5~6%에 달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더 오른다면 연 7~8%까지 치솟는 것도 시간문제다. 전문가들은 일부 지역에서 매물이 줄긴 했지만 매수 심리가 급격하게 얼어붙은 상황이어서 거래절벽을 당장 해소하긴 어렵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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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거래허가구역이 아닌 강남 도곡동과 역삼동도 아직 잠잠한 상태다. 역삼동 중개업소 대표는 “도곡동과 역삼동은 대치동 학군인 만큼 학기 초가 시작되는 내년 3월 전에 입주하려면 지금부터 문의가 있어야 하는 데 여전히 내 집이 팔리지 않아 못 오는 매수대기자들만 있다”고 전했다.
대치동 재건축 예정 아파트인 대치미도와 선경, 개포우성 1·2차에 대한 문의도 많지 않다. 은마 아파트가 서울시 도시계획심의위원회를 통과했다고 해도 아직 갈 길이 먼 데다 이자 부담 탓에 현재 시점에 갈아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대치동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어서 매수하면 바로 실거주해야 한다. 반포와 잠실, 목동도 마찬가지다. 목동신시가지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대출이 풀린다는 소식에도 워낙 시장 분위기가 침체해 있어 매수문의는 아직 없다”며 “15억원 초과 주담대가 풀린다고 해도 DSR을 적용하면 큰 의미가 없는 상황이어서 매수세가 유입될지는 미지수다”고 말했다.
잠실은 오히려 매도 문의가 더 많아졌다. 종합부동산세의 부담도 있고 내년 5월9일까지 양도세 중과 유예가 이어지는 만큼 그전에 급급매라도 팔아달라는 것이다. 잠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장기특별공제의 실거주 요건을 챙기고자 전세 세입자에 대한 퇴거 요청 문의가 많아졌다”며 “그 외에 갭투자했던 집주인들이 차익을 조금이라도 남기려고 급급매로 매도해달라는 문의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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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정부가 15억원 초과 대출 허용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거래절벽을 해소하긴 어려우리라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팀장은 “현재 금리 인상, 경기둔화, 집값 추가 조정 가능성 등이 열려 있는 상황이어서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의 대출 규제 완화나 매물의 증감 여부보단 금리 상승이 정점을 지났다고 판단해 주택시장 거래에 터닝포인트가 나타나야 거래절벽도 서서히 풀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