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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는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하락한 이유는 8울 두바이유 배럴당 가격이 97달러로 2월(93달러) 이후 처음 90달러에 진입하는 등 석유류 가격이 하락한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축산물 가격도 올해 5~6월 10%대 상승세를 나타냈으나 수입 소고기·돼지고기에 0%의 할당관세를 적용하는 등 정책적 노력에 힘입어 지난달 3.7%로 크게 낮아졌다.
지금까지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한 주요국 중 한국의 둔화폭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유로존은 지난달 31일 8월 CPI를 발표했는데 전년동월대비 9.1% 올라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보다도 상승폭이 0.2%포인트 확대됐다. 프랑스(6.5%)의 경우 우리처럼 물가상승폭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둔화폭은 0.3%포인트로 우리에 못미쳤다.
미국은 오는 13일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미국의 CPI가 전년동월대비 8.4% 상승해 7월(8.5%) 수준을 유지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6~7월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단행에도 좀처럼 물가는 잡히지 않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CPI 상승폭은 올해 1월 7.2%에서 6월 10.3%까지 올랐다. 과거 고물가 기간이던 2008~2011년에는 우리나라 물가 상승폭이 OECD 평균을 웃돌았지만 최근에는 반대 상황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위기에서 주요국에 비해 국내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덜 풀렸기에 상대적으로 낮은 물가 상승세를 보였고, 이로 인해 정상화도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르다는 의미다.
다만 변수는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추석 전후로 물가가 정점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최근 강력한 태풍으로 부상한 ‘힌남노’의 영향에 촉각이 곤두서있다. 태풍 영향이 광범위하게 나타나 농산물 재배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경우 이번주 추석은 물론 가을철 물가를 끌어올릴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10월 대체공휴일 영향으로 연휴가 이어지면서 외식 물가 상승세도 계속될 수 있다. 지난달 외식 물가는 전년동월대비 8.8% 올라 1992년 10월(8.8%) 이후 29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기재부 관계자는 “주요국에 비해 물가 상승폭이 낮은 수준이지만 현재로서 물가 정점이 언제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며 “당면 현안인 태풍에 잘 대응하면서 민생 안정에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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