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 원하는 인재 풀이 적다보니 지방 이전 공공기관들이 지역인재 의무채용 비율을 채우는데 애를 먹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정부는 지난 2012~2019년에 걸쳐 서울·수도권에 있던 150여 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했다. 또 지역인재 채용 제도를 통해 공공기관들이 소재지 대학 졸업자를 의무적으로 채용하도록 했다. 지역인재 채용 비율은 30%다. 윤석열 정부가 KDB산업은행 등 서울·수도권에 남아있는 공공기관들의 2차 지방이전 추진을 강행하는 상황에서 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혁신도시법)상 지역인재 의무채용 비율 등 관련 조항의 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 센터장은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일자리 창출 측면에서 해당 지역에 숨통을 틀 순 있지만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민간기업과 (일할) 사람이 내려갈 수 있도록 하는 강력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윤석열 정부는 앞선 정부의 분산형 균형발전 정책 효과가 미미하다고 판단하고 ‘분권형 균형발전’을 기본 방향으로 잡았다”면서 “지자체 스스로 자치 역량을 강화해 기업·인재들이 찾아오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정부 중심의 분산형 균형발전이 아닌,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협력하는 분권형 균형발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민간기업 유치, 인재 양성 등에 있어 중앙정부와 지자체 공동의 노력없이 단순히 공공기관의 지방이전과 지역인재 의무 채용만으로는 정부가 기대하는 지역균형발전은 요원하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허 센터장은 “중앙·지방정부가 협업해 지방 이전 기업에 상속세를 상당 부분 감면해주는 파격적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해당 기업에서 일할 지역 인재를 양성한다면 기업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가 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중앙정부가 학교 인·허가권을 지방정부에 이관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지역균형발전의 롤 모델로 경기도 성남 판교 테크노벨리를 꼽은 그는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효과를 보려면 관련 업종과 산업, 인재가 어우러지는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