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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갤러리] 불멍 대신 물멍을 제안함…이유진 '머물렀던-캠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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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주 기자I 2022.04.16 07:10:00

2022년 작
물 위에 표류하게 던져놓는 세상 풍경
SNS 등 외롭고 불안한 개인감정 주목
고립공간 고독한 대상 정서적 등가물로

이유진 ‘머물렀던-캠핑’(사진=본화랑)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한참을 쳐다보고 나서야 형체를 확인한다. 물 위에 비친 캠핑의자라는 것을. 작은 테이블에 랜턴이 놓였고, 옆에는 가느다란 가지를 뻗친 나무 한 그루가 섰다. 형체 파악에 시간이 걸린 건 발밑에서 찰랑대는 물기 때문이다. 깊이가 있는 것도 아닌, 그저 신발 바닥을 적실 정도의 물기.

작가 이유진은 세상 풍경을 물 위에 표류하게 던져 놓는다. 거울에 비치듯 있는 그대로도 아니다. 흔들리고 어그러지기 일쑤다. 실재하는 형상과 어긋난 또 하나의 형상은 작가가 읽는 세상이다. 모티프가 있다. 작가는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맺는 다양한 인간관계 속에서 개인들의 외롭고 불안한 감정에 주목”한단다. 고립된 공간 속에 쓸쓸하고 고독하게 자리잡은 대상을 그 정서적 등가물로 꺼내놨다는 거다. 고작 바닥을 적시는 물기에도 쉴 새 없이 흔들리기까지 하는.

하지만 그것이 불안만인 것도 아니란다. 물이란 게 자아를 투영하는 매개라면, 물그림자는 내면의 감정을 비춘 바로미터일 수 있으니. 게다가 홀로 표류한다는 게 말이다. 때론 외부의 방해 없이 자신을 발견하는 계기가 되지 않느냐고 했다. 불멍 대신 물멍도 제안한 ‘머물렀던-캠핑’(2022)이다.

23일까지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본화랑서 여는 개인전 ‘표류하는 기억’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오일·아크릴. 91×91㎝. 작가 소장. 본화랑 제공.

홍수정 ‘오후 4시 30분’(4.30 pm·2022), 캔버스에 오일·아크릴, 45×45㎝(사진=본화랑)
홍수정 ‘회전목마’(2022), 캔버스에 오일·아크릴. 100×72.7㎝(사진=본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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