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겸 지역사회운동가 이재명…김선수 등 공부 모임 동지들
이 후보는 1986년 28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사법연수원을 18기로 수료했다. 1987년 연수원 시절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강연에 감명 받아 판·검사가 아닌 인권변호사로서, 지역사회운동가의 길을 택했다. 이 후보는 연수원 선배·동기들과 함께 서울대 노동법연구회를 만들고, 서울YMCA에 나가 무료 법률 상담을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이 후보의 법조계 인연은 이런 과정에서 형성됐다.
대표적으로 노동법연구회 창립 멤버인 김선수(60·17기) 대법관이 있다. 이 후보는 2017년 2월 발간한 책에서 “사법연수원 시절인 1987~1988년은 민주화 열망이 최고조에 달한 시기였다”며 “시험에 수석 합격한 김선수를 비롯해서 다들 사명감이 넘쳤다”고 썼다. 연수원 졸업 직후인 1988년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 김 대법관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사무총장을 거쳐 2018년 대법관에 임명됐다. 그는 작년 7월 이 후보의 허위사실 공표 혐의 대법원 심리에서 사건을 회피했다.
당시 공부 모임에는 이 후보의 연수원 동기인 정성호(59) 더불어민주당 의원, 문병호(62)·최원식(58) 전 국민의당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이 후보는 자서전에서 “연수원 동기인 정성호, 문병호, 최원식 등은 나를 공부 모임으로 끌어들였다”고 적었다. 이들은 김 대법관과 함께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노동과 인권을 연구했다고 한다. 이들은 연수원 수료 이후 서민과 노동자들을 도와주는 지역 변호사가 되자는 마음으로 부평·성남·의정부에 변호사를 개업하고 민변에도 가입해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이 밖에 연수원 동기로서 이 후보와 교류해 온 인물들로는 판사 출신인 권오창(56·18기)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강찬우(58·18기) 전 수원지검장 등이 꼽힌다.
윤 후보는 검찰총장 재임 시 ‘살아 있는 권력’과 줄곧 맞서 싸웠고, 종국엔 정권 교체의 구심점으로 뛰어올라 ‘반문(反文) 세력’의 구심점이 됐다. 그 과정에서 그를 ‘투사’로 만들어준 ‘일등공신’들이 있었다. 검찰 내 이른바 ‘윤석열 라인’으로 불리는 인물들은 대부분 특수통 출신들이다. 그중 세간에 가장 잘 알려진 인물은 한동훈(48·사법연수원 27기) 검사장이다. 연수원 동기 중 가장 먼저 검사장에 오른 그와 윤 후보의 인연은 2003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대선자금 수사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두 사람은 2006년 대검 중수부 현대자동차 수사팀, 2016년 국정농단 특별검사팀에서 보조를 맞췄고 2017년 서울중앙지검장과 3차장검사, 2019년 검찰총장과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합을 이뤘다. 이들의 동고동락은 한 검사장이 지난해 좌천성 인사로 부산고검 차장검사로 발령 받은 작년 1월 막을 내린다. 한 검사장은 이후에도 한직을 전전하다 지금은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있다.
윤 후보의 검찰 내 인맥으로 윤대진(57·25기) 검사장도 둘째가라면 서럽다. 윤 후보와 함께 검찰 내에서 각각 ‘소윤’과 ‘대윤’으로 불릴 정도로 막역한 사이로 알려진 그는 2006년 대검 중수부에서 윤 후보와 함께 현대차 비자금 사건을 수사하며 사직서로 배수진을 치고 정몽구 회장 구속을 관철했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윤 검사장은 2017년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윤 후보 아래에서 1차장검사로 보조를맞췄고, 이듬해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승진하며 검사장에 올랐다. 그는 친형인 윤우진 전 용산 세무서장의 뇌물 수수 의혹 제기 이후 수원지검장을 거쳐 작년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발령이 났는데, 지난 6월 인사에서는 비수사부서인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전보됐다.
이들 외에도 박찬호(55·26기) 광주지검장, 이원석(52·27기) 제주지검장, 신자용(49·28기) 서울고검 송무부장, 양석조(48·29기) 대전고검 검사 등 윤 후보와 발을 맞췄던 검사들은 모두 검찰 본류에서 멀어져 있다. 그 외 윤 후보의 법조계 인맥으로는 16대 대선자금 수사팀을 이끌었던 안대희(66·7기) 전 대법관, 국정농단 특별검사 수사팀의 박영수(69·10기) 전 특검, 윤 후보의 법률 대리인으로 활약 중인 이완규(60·23기)·손경식(59·24기) 변호사 등이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