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 속에서 마음의 소중함을 돌아보는 책들이 서점가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최근엔 사회적으로 터부시해온 정신질환을 다룬 책들이 줄이어 출간돼 눈길을 끈다. 공황장애를 겪은 평범한 직장인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지하철이 무섭다고 퇴사할 순 없잖아’(가나출판사)도 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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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장애가 찾아오기 전까지 김 작가는 지극히 평범한 직장인이자 한 가정의 아내이며 엄마였다. 출산 이후 산후우울증도 겪지 않았을 정도로 밝고 활발한 성격이었다. 그런 김 작가가 공황장애를 겪게 된 건 육아휴직을 마치고 회사에 복귀한 2019년의 일. 직장 상사로부터 들은 비인격적인 모독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공황장애로 발전했다.
“살면서 우울감을 느껴본 적이 없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퇴근길 지하철에서 저도 모르게 심장이 빨리 뛰며 식은땀이 흐르더라고요. 사람들을 밀치며 지하철에서 내렸죠. 그 뒤 지방 출장을 위해 기차를 타고 가는 동안 또 다시 공황이 찾아오면서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책은 김 작가가 고민 끝에 정신과를 찾아 치료를 받으며 공황장애를 극복하기까지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고 있다. 특히 정신과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정신과 병원이 주변에 있고, 젊고 평범한 이들이 병원을 찾는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됐다. 치료를 받는 동안 회사를 쉬지 않은 점도 인상적이다 김 작가는 “회사까지 그만두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았다”며 “결과적으로 잘 한 선택이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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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지루성 피부염이나 역류성 식도염을 겪게 되잖아요. 공황장애도 그런 병이에요. 많은 분들이 제 책을 통해 정신과를 가는 게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면 좋겠고, 정신질환을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는 분위기가 됐으면 합니다.”
김 작가는 이번 책을 실명으로 냈다. 공황장애를 극복한 자신의 경험을 다른 이들과 나누기 위해서다. 다음 책으로는 직장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고민 중이다. 김 작가는 “인사담당자다 보니 직장 생활과 관련된 이야기를 자주 접해서 써보고 싶은 이야기가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며 “평범한 직장인을 위로하는 글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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