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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흑당을 소재로 한 커피나 차류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펄밀크티 전문 프랜차이즈 ‘공차’를 비롯해 ‘빽다방’, ‘이디야’, ‘드롭탑’ 등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에서 여름 메뉴로 내놓고 있다. 이들은 녹말·전분으로 만든 진주 모양의 ‘펄’이 들어간 펄밀크티나 카푸치노처럼 거품이 풍부한 버블티에 흑당을 넣어 달콤한 맛을 내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동네 커피점에서도 흑당을 넣은 커피와 버블티를 선보이고 있다. 흑당 티 전문 프랜차이즈도 생기고 있어 새로운 먹을거리의 유행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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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검색 엔진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보면 ‘흑당’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구글 내 검색 빈도를 나타내는 ‘구글트렌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흑당을 검색하거나 언급하는 이들이 급증했다.
2018년 10월 첫 주만 해도 흑당에 대한 검색 빈도는 ‘제로(0)’ 수준이었다. 올해 4월 중순 들어 ‘100’이 됐다. 불과 6개월 사이 흑당을 검색하고 찾는 이가 100배 늘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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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유된 당의 양도 만만치 않다. 대부분의 흑당 커피·차의 열량은 일반 라떼 류와 비슷한 300 ~500kcal 정도이지만, 음료 안의 설탕 양은 이들 제품을 뛰어넘는다. 400g 들이 흑당 음료 기준 설탕 량은 보통 30~40g 사이다. 일부는 50g에 육박한 제품도 있다. 흑당 커피·티 한 잔을 먹으면 세계보건기구(WHO) 하루 권장 설탕 섭취량 25g(2000kcal 섭취 기준) 이상을 한 번에 섭취하는 셈이다.
흑당이라고 해도 백당보다 영양 성분, 당 흡수율에서 나을 게 없다. 가공 과정에서 색깔만 다를 뿐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일부 영세업체들이 백당을 가공한 캐러멜 류를 흑당이라고 속여 파는 경우까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설탕 자체는 좋고 나쁨의 가치 대상이 아니라 얼마만큼의 양을 사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이번 흑당 열풍이 대왕 카스테라처럼 프랜차이즈 업계에 부정적인 전례를 남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대만에 다녀온 여행객들의 입소문으로 알려진 대왕 카스테라는 특유의 크기와 맛에 전국적으로 유행했다. 2017년 3월 종합편성채널이 방영한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에 대왕 카스테라가 도마 위에 오른 후 인기는 급속히 식었다. 해당 방송은 대왕 카스테라가 사용한 식용유를 문제 삼았다.
황교익 맛 컬럼니스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흑당이 번지고 있고 너도나도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만들었다가 훅 사라질 것”이라면서 “피해는 또 고스란히 서민의 몫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