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기술수출 '허와 실']④"기술수출은 수업료…신약개발 본질봐야"

김지섭 기자I 2018.12.05 04:02:00

묵현상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장
신약개발 성공 확률 9.6%…계약금 총액 받을 가능성 낮아
기술 권한 파트너사에게 넘어가 다양한 변수 많아
기술수출은 리스크 질 수 없어 내는 ‘수업료’
“직접 선진 시장 진출이 글로벌 제약기업 되는 방안”

[이데일리 김지섭 기자]“기술수출이 항상 밝은 면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계약한 금액 총액을 받을 가능성은 낮은 편입니다.”

5일 묵현상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장은 기술수출이 오픈 이노베이션의 한 방식으로 많은 장점이 있지만 위험 요소도 있다면서 이같이 당부했다.

묵 단장에 따르면 임상 1상에 착수한 신약물질을 성공적으로 시장에 출시할 확률은 9.6%에 불과하고, 출시를 해야 기술수출 계약의 총액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험난한 신약개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또 기술수출을 하고 나면 기술의 권한이 파트너에게 넘어가는데, 파트너 회사가 처해있는 상황에 따라 과학적 이유가 아닌 △회사의 재정적 상황 △내부 알력 등의 이유로 신약개발이 중단될 수도 있다.

특히 신약을 성공적으로 시장에 출시해도 이익을 나눠야 하기 때문에 원래 벌었어야 할 금액에 비해 약 20% 정도밖에 수익을 얻을 수 없다. 그는 “경험이 없고, 수천억원의 리스크를 질 수 없었기 때문에 내야만 하는 수업료”라며 “이제 우리나라 신약개발 업계를 비롯해 정부, 미디어에서는 신약개발의 본질을 바라봐야 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기술수출만이 살 길이 아니다”며 “신약을 끝까지 자체 개발해 선진 시장에 출시해 개발의 과실을 향유하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SK그룹의 자회사 SK바이오팜이 글로벌제약사로 도약한다는 포부를 갖고 자체 발굴한 뇌전증치료제를 자체 개발해 내년 미국 시장서 출시를 앞둔 것이 주요 사례 중 하나다.

그는 “비용과 리스크가 큰 분야라면 경험 많은 글로벌 파트너를 찾아야하고, 소규모 바이오벤처라면 글로벌 파트너를 조기에 찾아 기술수출해 빨리 현금을 수령하는 것이 좋은 전략”이라면서도 “뇌전증, 항암제 등 특수한 분야에 적용하는 신약 등은 직접 선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우뚝 서는 매우 좋은 방안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또 그는 “이를 통해 제약산업이 우리나라의 고학력 인재들을 채용하고 우리 경제를 끌고 가는 주력산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묵현상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장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