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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동 "웹툰 강국 한국 10년 후 세계만화산업 선도할 것"

채상우 기자I 2017.07.20 05:03:00

박재동 부천국제만화축제 운영위원장 인터뷰
한국 웹툰시장, 전세계 시장규모의 11% 차지
VR 기술 등 첨단기술 적용해 세계시장 장악할 것

박재동 부천국제만화축제 운영위원장(사진=부천국제만화축제).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한국은 웹툰에 있어 초강대국입니다. 세계 만화시장이 웹툰을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10년 후에는 한국이 전세계 만화시장을 선도할 것입니다.”

19일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상동 부천만화박물관에서 열린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 만난 박재동(65) 부천국제만화축제 운영위원장은 한국 만화의 미래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했다. 올해로 20회를 맞이한 부천국제만화축제는 이날부터 23일까지 5일간 한국만화박물관 및 부천시 일대에서 개최한다. 국제코스프레페스티벌, 국제만화컨퍼런스, 만화 전시회 등으로 구성했다.

박 위원장은 “종이만화를 만드는 데 비용이 많이 들어 진입 장벽이 높고 해외진출도 용이하지 않다”며 “반면 웹툰의 경우 비용이 거의 들지 않아 많은 이들이 작품 활동을 할 수 있고 세계시장 진출도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미 중국과 프랑스에서 웹툰시장의 성장성을 알아보고 공격적인 투자를 시작했다”며 “하지만 한국이 지난 10년 동안 쌓은 노하우를 쉽게 꺾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한국 웹툰이 진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더는 정적인 콘텐츠가 아닌 움직이고 때로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는 동적인 콘텐츠로 한국 웹툰은 진화하고 있다. 앞으로는 VR(가상현실)을 이용해 독자가 직접 웹툰 안에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형태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세계만화를 지휘하는 일본의 경우 종이만화에 대한 고집을 꺾지 않고 있다. 박 위원장은 일본의 이런 판단이 너무 보수적이라고 평했다. “일부 젊은 작가를 제외하고 아직 일본은 종이만화를 고집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세계적 흐름은 웹툰으로 흐르고 있다. 10년 후 20년 후가 되면 그 차이를 실감하게 될 것이다.”

박 위원장은 시사만화가로 유명하다. 1953년 경남 울산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만화방을 운영해 박 위원장은 자연스럽게 만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휘문고·중경고 등에서 미술교사 생활을 했다. 1988년 한겨레신문사 창간멤버로 시사만화를 8년 동안 연재했다. 현재는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며 10년째 부천국제만화축제 운영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부천국제만화축제에 대해 한국 만화 세계화를 위한 기회의 장이라고 평가했다. “세계어린이만화가대회, 국제만화컨퍼런스, 국제만화페어 등 전세계 작가 또는 만화관련 업체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했다. 명실공히 이제는 부천국제만화축제가 이름처럼 국제적인 축제로 발돋움하고 있다고 본다.”

박 위원장은 지난 정권 때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고충을 겪기도 했다. “언제부터인가 예정된 방송촬영도 무산되고 준비했던 일들이 하나 둘 틀어지기 시작했다. 바른말을 하면 탄압당하고 자유가 억눌린 삶이었다. 지인 중에는 문재인과 동기라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도 있었다.”

그는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탄생한 이유에 대해 정부가 예술의 힘을 무서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백기완 선생의 말처럼 ‘혁명이 길을 찾지 못하면 예술이 길을 찾는다’. 세훨호 참사와 촛불혁명 당시 무명의 예술인들은 늘 고통받는 민중과 함께였다. 자식을 잃은 부모를 위해 노래를 불렀고 자유를 위해 붓을 들었다. 정부는 그런 민중과 닿아 있는 예술인들을 싫어했다.”

박 위원장은 촛불혁명 이후 지금의 삶에 대해 ‘세상의 가장 아름다운 승리’라고 표현하며 그렇게 얻어낸 민주주의가 문화계에도 힘을 실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재인 정권은 만화가 가지고 있는 비전을 알고 있다. 다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산업용 만화뿐 아니라 예술성이 짙은 작가도 경제적 어려움 없이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를 바란다. 그런 예술성 있는 작품이 문화계 전체의 단단한 뿌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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