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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인간문화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요무형문화재를 지칭해 관례상 쓰는 용어였을 뿐 정확한 법률용어는 아니었다. 올해 3월 정부가 1962년 제정한 문화재보호법에서 중요무형문화재에 관련 내용을 수정 보완한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무형문화재법)을 별도로 시행하면서 비로소 인간문화재도 법률용어로서 지위를 얻었다. 무형문화재법 2조 11항에서 인간문화재를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및 명예보유자’를 통칭하는 것으로 정의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기존 ‘중요무형문화재’도 ‘국가무형문화재’로 명칭을 변경했다.
인간문화재는 크게 예능과 기능 두 가지로 구분한다. 분야별로는 공연·예술, 기술·생활관습, 놀이·지식 등으로 나눈다. 인간문화재로 지정받는 방법도 두 가지다. 국가무형문화재의 전승교육을 통해 보유자로 인정받는 것과 자신이나 단체가 가진 무형의 전통문화유산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받는 것이다. 두 가지 모두 문화재청 무형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문화재청장이 최종 승인해 결정한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인간문화재가 되는 방법은 국가무형문화재 중 한 종목을 전승체계에 따라 익혀서 보유자로 인정받는 것이다. 전승체계는 4단계다. 전수자 교육을 받은 뒤 이수자가 되고 다시 이수자에서 전수조교를 거쳐 최종 보유자가 되는 것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국가무형문화재마다 편차가 있긴 하지만 대개 전수자에서 이수자는 최소 3년, 이수자에서 전수조교는 약 15년, 전수조교에서 보유자로 인정받기까지는 20여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가령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의 전수조교인 김명자(73) 씨는 18년 전인 1998년에 전수조교가 됐지만 아직 보유자가 되지 못했다.
사실 1962년 문화재보호법에 의해 처음 인간문화재를 지정할 때는 일제강점기로 인해 명맥이 끊어진 분야가 많아 이른 나이에 인간문화재로 지정받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국가무형문화재 제21호 승전무(검무) 보유자인 엄옥자(73) 씨는 1968년 26세에 인간문화재가 됐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인 인간문화재는 개인 102명, 전수단체에 속한 73명 등 총 175명이다. 전수조교는 개인 104명, 전수단체에 속한 189명 등 총 293명이고, 이수자와 전수장학생 등을 포함해 전체 국가무형문화재 전승자는 6164명이다. 고령이나 기타 개인 사정으로 보유자를 반납한 명예보유자는 25명이다. 명예보유자는 보유자 집계에서는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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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무형문화재는 분야가 다양한 만큼 종목마다 편차가 크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의 경우 현재 보유자가 7명이다. 판소리 인간문화재가 7명이란 뜻이다. 심청가(성창순)·홍보가(박정자)·적벽가(송순섭)·수궁가(남봉화)·춘향가(신영희) 등 5명과 북으로 추임새를 넣는 고법(정철호·김청만) 2명이다. 여기에 전수조교가 13명, 이수자는 423명이다. ‘예솔아’로 유명한 소리꾼 이자람(37)도 판소리 ‘흥보가’와 ‘적벽가’의 이수자다. 또한 경기민요 보유자는 1명이지만 전수조교는 5명, 이수자는 213명에 달한다. 배우 양금석(55)이 경기민요 이수자로 유명하다.
반면 국가무형문화재 제41호 가사는 보유자는 없는 상태. 전수조교만 3명이다. 제58호인 줄타기는 보유자만 1명일 뿐 전수조교가 없고 이수자가 1명뿐이다. 그나마 예능은 상황이 나은 편이다. 공예를 기반으로 하는 기능에는 전승이 끊길 위험에 처한 국가무형문화재도 적지 않다. 문화재청이 지난해 지정한 전승 취약 38종목 가운데 기능의 한 종목인 공예가 33종목이나 포함됐다. 공예계의 한 관계자는 “몇몇 국가무형문화재 기능 종목은 맥이 끊길 위기임에도 국가에서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아 안타까워 하는 장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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