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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도어 하락세 뚜렷..'80% 할인' 쌓여가는 재고에 출혈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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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지현 기자I 2015.10.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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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성숙기에도 외형 불리기..물량 조절 실패해
재고자산 해마다 급증..마진 포기하고 80% 할인
시장 급성장 부작용..탈 아웃도어 현상 본격화

소셜커머스 위메프에서 진행 중인 아웃도어 대전. 네파, 마운티아, 몽벨, 콜핑 등 아웃도어 브랜드가 최대 80% 할인해 이월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아웃도어 위기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지난해 시장 성숙기에도 생산량을 줄이지 않는 등 물량 조절에 실패한 영향이 크다. 업계는 재고를 떨어내기 위해 폭탄 세일을 이어가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지갑은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다. 이미 겨울 물건을 샀거나 할인가에 익숙해져 신상품을 외면하는 등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노스페이스, 블랙야크, 네파, 아이더, 마운티아 등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소셜커머스 위메프에서 진행 중인 ‘아웃도어 대전’에 나온 제품들을 살펴보면 70~80% 할인은 기본이다. 네파의 ‘헝가리 구스다운 재킷’은 정상가 36만원에서 79% 할인한 7만원대에 팔고 있다. 콜핑은 86%, 몽벨은 73% 할인율을 적용했다. 일반적으로 판매가의 30%를 원가로 보는 업계 기준에 비춰보면 마진을 거의 포기한 채 물건을 파는 셈이다. 이런 파격적인 할인 행사를 지난 봄부터 여름, 가을까지 계속 이어가고 있지만 본격적인 성수기에 접어든 최근까지도 판매는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아웃도어 업체들이 이렇듯 출혈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감당하기 힘든 재고 물량 때문이다. 밀레의 재고 자산은 2013년 382억원에서 지난해 692억원으로 2배 가량 늘어났다. 네파도 2013년 1411억원에서 지난해 1881억원으로 증가했다.
2535를 겨냥한 아웃도어 브랜드 엠리밋(왼쪽)은 하반기부터 생활스포츠 브랜드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코오롱스포츠(오른쪽)도 최근 등산복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생활 패션) 아웃도어로 브랜드 정체성을 바꾸고 도심에서 일상적으로 입기 좋은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아웃도어 시장 전체 재고 물량이 6~7조원에 달한다고 추산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대리점주들에게 아웃도어 매출이 좋지 않다는 얘기를 하면 내년 중순까지 팔아도 못 팔 옷들이 (매장에) 쌓여있는데 어떻게 매출이 좋을 수 있겠냐고 하소연 한다”며 “마진보다 재고 관리 비용이 더 부담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렇듯 시장이 악화한 데에는 업체들의 무리한 몸집 불리기가 하나의 이유로 작용했다. 아웃도어 업계 관계자는 “사입제(점주가 업체로부터 물건을 직접 매입해 판매하는 영업방식) 브랜드의 경우 대리점주가 구매하는 물량이 곧 매출로 직결되기 때문에 업체는 일단 많이 찍어 대리점에 떠넘기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안 팔린 옷들이 업체가 아닌 대리점 창고에 쌓여 있는 셈”이라며 “위탁판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어떤 브랜드가 몇 십만 장을 찍어냈다더라’ 식의 이야기가 돌면 잘 나가는 브랜드로 광고가 되기 때문에 업체들마다 제품을 경쟁적으로 생산해냈다”고 말했다.

재고를 소진해야하는 상황에 트렌드가 급격하게 바뀐 것도 아웃도어 업계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 올 겨울 유행 스타일이 업계가 그동안 주력해온 헤비다운과 같은 기능성 위주에서 일상생활에서도 입을 수 있는 실용적인 옷들로 바뀌고 있는 데다가 추위도 더디게 찾아오고 있어 업계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가격을 대폭 낮춰 판매에 나선다고 해도 재고가 소진될지 미지수다.

이랜드 등 대기업은 이 같은 상황을 감지하고 일찍부터 브랜드 정리에 착수했다. 2013년 4월엔 LS네트웍스(000680)가 아웃도어 멀티숍 ‘웍앤톡’과 스웨덴 아웃도어 브랜드 ‘픽 퍼포먼스’ 사업 중단을 발표했다. 이랜드도 그해 말 ‘버그하우스’의 라이선스 계약을 종료하고, 지난해 상반기 매장을 철수했다. 휠라는 지난달 5년 만에 아웃도어 사업을 접고 스포츠 의류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브랜드를 정리하지 않은 업체들은 탈(脫) 아웃도어를 선언하고 있다. 코오롱스포츠, 패션그룹형지, 엠리밋 등은 등산복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생활 패션) 아웃도어로 전환하며 살 길을 모색 중이다.

아웃도어 업체 임원은 “아웃도어의 하락은 이미 어느 정도 예고된 일이다. 지난 20~30년 동안 스포츠, 빈폴 같은 트레디셔널 의류, 골프웨어 등이 한번씩 유행한 적은 있지만 아웃도어만큼 폭발적으로 메가 트렌드를 불러일으킨 품목은 없었다”며 “시장이 너무 빨리 몸집을 키운 부작용이 지금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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