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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땀과의 전쟁 '다한증 액취증', 이제는 치료해야

이순용 기자I 2015.07.04 04:11:20

손, 발, 겨드랑이, 얼굴 과도한 땀 생활불편 초래...부위별로 다른 치료법 써야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땀이 줄줄 흐르는 여름. 다한증이나 액취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손 다한증 환자들은 물건을 잡다 땀에 미끄러져 떨어뜨리기 일쑤고, 다른 사람과 악수하는 등의 접촉이 두렵다. 발바닥 땀이 많은 사람들은 맨발로 샌들이나 조리 등을 신으면 땀이 차 신발이 쉽게 벗겨지거나 미끄러지기 쉬워 위험하다. 겨드랑이 다한증 환자는 늘 겨드랑이가 흥건히 젖어있는데다 좋지 않은 냄새까지 풍겨 주변인들의 눈쌀을 찌뿌리게 한다. 여름철, 다한증 액취증을 다스릴 방법은 없는걸까?

◇ 땀이 너무 많은 다한증의 원인

다한증은 한마디로 너무 많은(多) 땀(汗)이 나는 증상이다. 더운 여름철이 아니더라도 계절과 관계없이 손, 발, 겨드랑이 같은 특정 부위에서 많은 양의 땀이 나와 생활에 불편을 준다. 악수할 때, 키보드를 사용하거나 노트에 필기할 때, 물건을 잡거나 들어올릴 때, 옷을 입을 때 등 땀 때문에 겪는 불편함은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다. 또 발에 다한증이 있을 경우 더운 여름에도 반드시 양말을 신어야 하며, 하루에도 2-3차례 갈아신어야 한다. 집에서도 맨말은 금물. 자칫 땀 때문에 미끄러져 다치는 일도 부지기수다.

다한증은 아포크린과 에크린 땀샘 중 에크린 땀샘의 활동 증가로 발생한다. 자율신경 중 땀분비를 조절하는 교감신경이 흥분되면 이 신경의 말단에서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이 많이 나와 에크린 땀샘을 자극하여 땀이 나오는 것이다. 따라서 심신이 안정되어 있을 때 보다 긴장하거나 흥분하면 증상이 심해진다. 대체적으로 유전적 성향이 있지만 몸이 비만이거나 신경이 예민한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특히 전신에서 땀이 나는 다한증의 경우 갑상선 기능항진증, 당뇨병, 울혈성 심부전증 등의 질환이 원인이 되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증상이 있으면 이 질환들도 같이 체크해 봐야 한다.

◇ 다한증 치료, 부위별로 다르게

다한증을 진단할 때는 땀 분비량 측정법이 사용되기도 하지만 그 보다는 당사자가 느끼는 불편함이 진단과 치료에 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업무와 대인관계 등에 있어 땀으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다면 치료의 대상이 된다.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은 “땀을 많이 흘릴 경우 그냥 ‘체질’로 생각해 그냥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회생활과 대인관계에 지장을 줄 경우 전문의와 적절한 치료법을 상담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손, 발 땀 제거=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이온영동법 치료나 보톡스요법, 약물요법을 시행할 수 있고 심한경우 신경차단 수술이 적당하다. 이중 이온영동법 치료는 여러 번 치료 받아야 하고 효과가 일시적인 것이 문제이지만 손과 발 모두 효과가 있고 큰 부작용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치료 효과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으나 매일 20~30분씩 약 10회 정도 치료받으면 대개 1달 정도 불편하지 않게 지낼 수 있다. 영구적인 부작용은 없으며 치료 후 일시적인 피부의 발적이나 가려움증이 있을 수 있다. 이온영동법 치료시 주의할 점은 몸에 금속을 부착한 채로 치료 받으면 화상을 입을 수 있어 치료시 반지나 귀걸이, 시계 등을 빼야 한다. 임신부, 부정맥, 경련성질환, 인공심박동기나 뼈에 금속 핀을 삽입한 경우는 피해야 한다. 신경차단수술은 손바닥 다한증에 탁월한 효과가 있고 최근에는 국산제품으로 이온영동치료기가 개발되어 자가 치료도 가능하다. 발바닥에는 효과가 없고 수술 후 신체 다른 곳에서 땀이 많아지는 이른바 ‘보상성 다한증’이 유발될 가능성도 있다.

▲겨드랑이 땀 제거= 땀샘 조직을 없애기 위해 겨드랑이의 지방조직을 없애는 방법을 시행한다. 왜냐면 땀샘 조직이 대부분 지방조직과 같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방법으로는 절개술, 지방흡입술, 지방용해술 등이 있다.

▲이마, 코 등 부분적인 땀 제거= 보톡스 요법이 있다. 교감신경에 보톡스를 주사해 신경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치료법으로 땀이 많이 나는 부위에 보톡스를 1.5cm 간격으로 주사한다. 마취가 필요 없고 흉터도 생기지 않고 간편하게 시술받을 수 있지만 6개월 정도면 효과가 사라져 일시적이다.

◇ 액취증 치료엔 땀샘 지방흡입술

유독 겨드랑이 냄새가 매우 심한 경우가 있는데, 이를 ‘액취증’이라 하며 땀샘 중에서도 아포크린 땀샘의 땀의 분비가 두드러져 나타난다. 우리 몸에는 2백만~3백만 개의 땀샘이 발달되어 있는데, 기능에 따라 에크린샘과 아포크린샘으로 구별된다. 에크린샘에서 분비되는 땀은 무색무취지만, 아포크린샘에서 분비되는 땀은 약간 끈적한 점액질 상태이며 지질, 중성지방, 지방산, 콜레스테롤 등이 함유되어 있다. 분비 직후의 신선한 땀에는 악취가 없으나, 피부의 표면에 있는 세균과 반응해 시큼하고 비릿한 특유의 악취를 풍기게 된다. 아포크린 땀샘은 겨드랑이나 외이도, 눈꺼풀 등의 특정 부위에 분포하는데 지방산과 유기물질을 함께 분비한다.

이 물질은 원래 냄새가 나지 않지만 혐기성 박테리아가 작용하여 불쾌한 냄새가 나는 지방산을 생성하므로 고약한 몸냄새를 만들게 된다. 날씨가 덥고 습도가 높아지면 미생물의 발육이 더욱 왕성해져 냄새는 더욱 지독해진다. 액취증은 호르몬의 영향이 크다. 때문에 호르몬 생성이 왕성한 사춘기에 특히 심하고, 땀이 많이 나는 여름에 더 심하다. 사춘기에는 친구들의 놀림과 따돌림으로 상처를 받는가 하면, 성인이 되어서도 증세가 계속되므로 대인관계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마른 사람보다는 뚱뚱한 사람에게서 흔하다. 또, 서양인에게는 많지만 한국인에게는 흔치 않다보니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일이 많고 이성교제, 면접, 취업, 결혼 등에서 불이익을 당하기도 한다. 따라서 액취증이 심한 경우 액취증 치료를 하는 것을 권한다.

액취증 치료 방법으로는 ‘절개술, 전기 절연침’과 ‘땀샘 지방흡입술, 레이저 지방용해술’등이 있다. 전기 절연침 시술은 피부 표면에 절연된 침을 주입한 후 전기적 자극으로 땀샘인 아포크린 한선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치료가 간단하다. 부분마취만으로도 통증없이 시술받을 수 있으며 시술 후에도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다. 단, 전기 절연침 시술은 1-2달 간격으로 3-4회 치료해야 하므로 본격적인 여름이 다가오기 전에 얼른 시작하는 것이 좋다.

◇ 땀과 냄새를 예방할 수 있는 생활 속 실천법

땀이 많이 나고 이로 인한 냄새가 심하면 대인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청결에 각별히 신경쓰는 것이 최선이다. 땀을 흘리고 난 뒤에는 바로 향균비누를 사용해 샤워를 한다. 샤워를 마친 후에는 물기를 완전 제거하고 파우더를 발라주면 보송보송한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외출할 때 탈취제를 비롯한 국소도포제를 뿌려주거나 발라주면 땀이 나는 것을 억제하고 산뜻한 향을 더해준다.

스프레이 타입의 데오도란트를 사용하면 간편하게 땀도 억제하고 땀냄새도 막아줄 수 있다. 하지만 겨드랑이 냄새제거를 위해 과도한 데오도란트 사용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한때 데오도란트는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가 검출되어 파장을 빚었으며 아직도 프탈레이트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데오도란트는 땀을 인위적으로 억제하고 인공향으로 땀냄새를 희석시키기 위새 수많은 화학물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사용은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데오도란트가 도포되는 겨드랑이 부위는 다른 곳에 비해 항상 습한데다 모근이 굵고 모근 주위에 땀샘이 발달되어 있다는 점에서 인체에 해로운 화학물질이 도포될 경우 노출위험이 매우 크고 피부조직이 얇아 흡수율도 높다. 따라서 데오도란트는 일시적인 방편으로 가볍게 사용해야지 이를 지속적,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액취증 증상이 가볍다면 몸을 자주 씻고, 제모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겨드랑이 털은 피지와 엉켜서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온도와 환경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주 샤워를 해서 몸의 청결을 유지하고, 꽉 죄지 않고 통풍이 잘 되며 땀흡수가 잘되는 옷을 입는다. 그리고 겨드랑이 털을 제모하여 땀이 차지 않도록 유지해주면 어느 정도 땀흘림을 방지할 수 있어 액취증에 도움이 된다. 운동을 할 때는 땀이 과하게 배출되지 않도록 하루 30분 이내로 시간을 줄인다.

또 알코올 및 커피, 홍차, 콜라와 같은 카페인 함유 음료는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땀을 증가시키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뜨거운 음식이나 강한 향신료는 땀 분비를 증가시키므로 되도록 줄인다. 체취에 영향을 주는 지방 섭취를 자제하는 식습관도 도움이 된다. 액취증이 있는 사람은 육류, 계란, 우유, 버터, 치즈 등의 고지방 고칼로리 식품을 많이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반면 비타민 E는 악취 발생의 원인이 되는 과산화지질 증가를 억제한다. 비타민 E는 쌀이나 보리의 배아, 깨, 당근, 호박, 시금치 등에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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