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맘 다이어리’를 쓴 이후 주변에서 가장 많이 던져주는 소재가 바로 ‘아기용품’에 관한 것이다. 결혼을 안 한 사람들은 물론 아기가 있는 사람들조차 신생아 선물은 뭘 사야 할 지 잘 모르겠단다. 어떤 걸 마음에 들어할 지, 치수는 어떤 것을 선택할 지 감이 안 오는 당신을 위해 시행착오를 겪은 후 깨달은 나만의 아기용품 쇼핑 비법을 전해보고자 한다.
◇보기에 예쁜 옷, 입히면 안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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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때 샀던 아기용품들은 대부분 전시용으로 수명을 다했다. 아기들은 태어난 지 100일까지는 거의 외출을 하지 않는다. 손바닥만한 아기 옷은 입어보기도 전에 작아졌고, 걷지 못하는 아기에게 맞던 신발은 걸을 때쯤엔 들어가지도 않았다.
만약 아기 내복이나 외출복을 사야 할 일이 있다면 무조건 큰 걸 사야한다. 신생아 선물로는 내복이 가장 보편적인데 치수는 80 이상을 사는 게 좋다. 아기는 태어나서 한 달 정도는 배냇저고리(깃과 섶을 달지 않은 갓난아이의 상의)만 입는다. 그래서 실제 내복을 입을 때는 80 사이즈도 입힐 수 있다.
특히, 요즘은 직구를 통해 외국 브랜드 옷을 많이 사는데 가급적 ‘신생아용(new born)’은 피하는 게 좋다. 외국 아기들은 한국 신생아보다 훨씬 작게 태어나기 때문이다. 외국 아기들에게 맞는 신생아용 옷은 우리나라 아기에게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좀 더 기억에 남는 선물을 하고 싶다면 18~24개월용 외출복이나 고급 목욕타월, 수면 잠옷도 좋다.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선물 목록이다.
돌 이후 본격적으로 아기 외출복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때가 되면 선물 받은 옷들은 거의 작아져 막상 입힐 옷이 없다. 이럴 때 빛을 발하는 선물이 1년전 받은 큰 치수 외출복들이다. 딱 맞기 때문이다. 옷을 선물한 지인은 바로 ‘센스쟁이’ 목록에 오르는 순간이기도 하다. 목욕타월이나 수면 잠옷은 매일 필요한 것들인데 돈주고 직접 사기엔 아까울 때가 있다. 이런 것들을 선물 받는다면 매우 요긴하게 쓰일 것이다.
◇새 것만 사야 한다?! 아기용품은 뭐든 길어야 석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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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예산을 초과한 내가 찾은 곳은 바로 인터넷 중고 장터. 처음엔 왠지 꺼림칙한 기분이 들었지만 이내 내 생각이 잘못됐다는걸 알았다.
대부분 아기용품은 길어야 석 달을 못 넘긴다. 특히 바운서나 보행기를 포함한 장난감은 돌이 지나니 거들떠도 안봤다. 공간만 차지하는 애물단지란 얘기다. 이럴 때 유용한 곳이 중고장터다. 자기 자식이 쓰는 물건이라 깨끗하게 관리한 편이고, 처분이 목적이라 가격도 저렴했다. 깨끗한 물건을 싸게 사고 싶어하는 내 요구와 딱 들어맞았다. 중고 장터에서 가장 잘 샀다고 자평하는건 시가 100만원 짜리 유모차를 30만원 대에 산 것이다. 유모차를 무려 3대나 갖고 있던 엄마가 파는 유모차 중 한대라 거의 새것이나 다름없었다.
다만 중고 장터를 이용할 때는 직접 보고 사는 게 좋다. 물건의 상태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기 거래도 방지할 수 있다.
각 지역별로 엄마들이 모이는 지역카페 사이트를 적극 이용하면 거리가 가까워 직거래를 한결 쉽게 할 수 있다.
좀 더 부지런한 엄마들에게는 전국에 있는 육아종합지원센터(서울에는 25개 구에서 운영)에서 운영하는 무료 장난감 대여를 추천한다. 누구나 이용 가능하며 1회 2개씩 열흘 동안 대여가 가능하다. 기간이 다소 짧긴 하지만 다양한고 깨끗한 장난감을 두루 이용해볼 수 있다.
◇예비엄마·아빠라면 ‘베이비 페어(육아 박람회)’
당장 출산을 앞둔 예비 엄마·아빠라면 서울 코엑스와 세텍(SETEC), 일산 킨텍스 등에서 열리는 육아 박람회장에 가볼 것을 권한다. 대부분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게다가 출산과 육아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나는 무지하고 게으른 탓에 출산에 임박해서야 박람회장을 찾았다. 이 날 땅을 치고 후회했다. 백화점에서 비싼 돈 들여 산 신생아 용품들을 이곳에서 훨씬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연간 육아 박람회 일정을 볼 수 있다. 예비 엄마·아빠나 심지어 신혼부부들도 가까운 곳에서 베이비페어를 연다면 들러서 안목을 키워보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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