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ICT) 분야 경력직 채용 및 컨설팅 업무를 하는 커리어잡의 이선규 전무는 ICT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가 수개월 째 얼어붙었다고 했다. 커리어잡은 현대정보기술, LG전자, 자네트시스템, 하이닉스반도체,SK텔링크 등에 몸담았던 임직원들이 만든 헤드헌팅 기업. 한국네슬레 음료사업 본부장 출신의 김철수 상무(수석컨설턴트)외에는 대부분 IT기업에서 몸담았다.
SK에서 엔지니어링과 사업개발 등의 업무를 역임한 이선규 전무는 “사물인터넷(IoT)이나 헬쓰케어 쪽 인력 수요도 아직 많지 않다”며 “연말 소비심리 개선 기대가 실망감으로 변하면서 기업들이 신규사업에 움츠리고 있다”고 말했다. 커리어잡은 2010년 8월 설립한 뒤 ICT기업들의 개발자나 기획·법무 인력 등을 추천해 주고 15~25%의 수수료를 받는다. 대표이사나 임원급 물색도 하나 개발자 커뮤니티와의 연계를 통한 개발자 추천 서비스가 많다. 추천한 인재가 입사하면 90일 동안 사후관리 해준다.
IT 종사자들의 취업난은 기업들 설문에서도 드러난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와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가 통신·방송·융합·ICT 기기·SW 등 ICT 분야 1천647개 기업체를 대상으로 ‘ICT 기업경기’를 조사해 보니, 2015년 1월 업황전망BSI는 전월(89) 대비 1p 하락한 88을 기록해 3개월 연속 하락했다. 특히 ICT 중소기업 1월 업황 BSI는 86으로 전체평균보다 낮았고, ICT 기업의 1월 고용수준 BSI는 98을 기록했다. BSI가 100이하라는 것은 현재 기업경영상황이 부정적이라고 답한 기업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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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나 기획 등 소위 지원인력들의 취업난은 더 심각한 상황이다. 이선규 전무는 “1년에 한번정도 법무 인력 구인 요구가 들어올까 말까”라면서 “ICT업계에서 저작권이나 특허 같은 지적재산권 업무가 중요해지고 있지만, 대기업 외에 인터넷·SW 개발업체·미디어 기업 등의 수요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위즈맥스, CJ E&M 등의 임원을 거쳐 얼마 전 온라인 음원 서비스 기업인 미디어스코프를 창업한 금기훈 사장은 “정부가 창업을 독려하지만, 온라인 음원 서비스 분야는 2000년대 중반 멜론 식의 기간임대형 음원서비스 이후 새로운 사업모델이 나오기 어려운 구조”라면서 “외국과 다른 규제나 인식의 차이가 웹캐스팅 같은 신규서비스 개발을 늦추고 인력 채용에도 장애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스코프는 SK플래닛이 준비 중인 ‘뮤직메이트’를, 소리바다는 삼성전자의 ‘밀크’서비스를 운영하는데, 둘다 저작권단체와의 갈등으로 서비스 확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