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가을 골프 시즌이 돌아왔다. 무더위를 피해 잠시 라운딩을 쉬었던 골퍼들은 오랜만에 필드에 나가 무리하게 스윙을 하면 운동 뒤 어깨 통증이 느껴질 수 있는데, 단순 근육통인지 어깨 힘줄 부상인지 잘 구분해야 한다. 단순 근육통은 골프를 쉬면서 찜질 등을 하면 저절로 호전되지만 어깨 힘줄 부상은 그렇지 않다. 어깨 힘줄이 손상돼 염증이 생긴 경우 신속히 치료 받지 않으면 아예 찢어져 수술로 봉합해야 한다. 골프 중 어깨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동 전 충분히 스트레칭을 하고 비거리에 욕심내지 않는 여유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무리한 스윙과 뒤땅치는 실수로 어깨충돌증후군 유발
골프는 한 방향으로만 반복적으로 움직이는데다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힘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여러 부위의 근육과 관절, 인대에 무리가 가는 운동이다. 특히 필드에서는 들뜬 기분에 과격하게 스윙 하거나 무리해서 비거리를 늘리려다 부상을 당하는 골퍼가 많다. 주로 어깨, 허리, 팔꿈치 등을 다치는데, 그 중 어깨 관절을 다치는 사례가 가장 많다.
골프로 인한 대표적인 어깨 부상은 힘줄이 손상되는 어깨충돌증후군이다. 가을철 오랜 만에 필드에 나가 유연성이 부족한 상태에서 과도하게 힘을 줘 스윙하다 어깨 힘줄인 회전근개에 무리가 가는 것이다. 이 질환은 어깨뼈 끝에 처마처럼 튀어나온 견봉과 위팔뼈인 상완골 사이 간격이 좁아져 어깨를 움직일 때마다 상완골 위에 붙어 있는 힘줄과 견봉이 충돌, 통증과 염증을 일으킨다.
어깨충돌증후군은 노화에 의해 생기기도 하지만 골프처럼 어깨를 반복적으로 과도하게 사용하는 운동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팔을 내린 자세에서 퍼팅을 할 때는 괜찮다가도 어깨를 크게 움직이는 풀스윙을 한 뒤에는 강렬한 통증이 느껴질 수 있다. 팔을 어깨 위로 올리면 견봉에 손상된 회전근개가 닿아 통증이 유발되는 것이다. 선천적으로 견봉이 많이 굽었거나 노화로 인해 견봉 아래에 가시뼈(골극)이 자란 상태라면 회전근개와 마찰이 더 쉽게 생긴다.
이태연 날개병원 원장은 “스윙 동작을 무리해서 하거나 뒤땅을 치는 실수를 하면 어깨충돌증후군이 생기기 쉬운데 단순 근육통이나 오십견 등으로 생각해 방치하기 쉽다”며 “어깨충돌증후군은 단순 근육통과 달라 방치하면 손상이 계속돼 결국 힘줄이 끊어지는 큰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근육통이나 오십견은 운동을 쉬면서 파스, 찜질, 스트레칭 등의 자가 치료를 해주면 점차 호전된다. 그러나 힘줄이 견봉에 의해 계속해서 물리적인 충격을 받는 상태라면 원인을 제거해주는 치료를 해주지 않는 한 통증이 계속된다. 방치하면 결국 힘줄이 찢어지는 회전근개파열로 이어진다. 초기 어깨충돌증후군은 약물로 염증을 가라 앉히는 등의 비수술적 치료로 회복되지만 힘줄이 파열 됐거나 견봉에 가시뼈가 자란 상태라면 이를 다듬어주는 수술을 해야 한다.
◇힘줄 파열 수술 시 골프 6개월 쉬어야
힘줄이 완전히 파열됐을 때는 봉합해주는 수술을 해야 한다. 관절내시경으로 하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지만 어깨를 다시 쓰기 위해서는 재활 과정이 필요하다. 수술 3개월 후부터는 일상생활을 거의 무리 없이 할 수 있고 어깨를 많이 쓰는 골프는 6개월 후부터 시작 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40대 이상 연령층은 골프 전후 어깨의 상태를 체크해 보고 불편감이 지속될 때에는 단순 통증과 어깨충돌증후군 통증을 구분, 어깨충돌증후군이 의심될 경우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어깨충돌증후군은 근육통과 달리 특정 동작을 할 때 통증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앞으로 나란히나 만세 즉 팔을 어깨 위로 올리는 동작을 할 때 아프다. 어깨 힘줄이 손상돼 이전에는 거뜬히 들었던 물건이 무겁게 느껴지고 팔에 힘이 빠진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오십견은 관절이 굳어 다른 사람이 팔을 들어 올리려 해도 통증 때문에 쉽지 않는 반면 어깨충돌증후군은 스스로는 팔에 힘이 없어 들어올리기 힘들어도 다른 사람이 들어 올릴 때는 수월하게 올라간다.
골프로 인한 어깨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필드에 나가기 전 얼마 동안은 실내연습장에서 자세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실내연습장이나 필드에 상관없이 운동 전에는 반드시 스트레칭을 먼저 해야 한다. 전신의 근육과 관절을 풀어주지 않은 상태에서 골프를 치면 어깨 외에도 팔꿈치, 허리 부상, 무릎 반월상 연골판 파열 등도 발생할 수 있다.
이태연 원장은 “스윙할 때는 비거리보다는 정확도를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풀스윙보다는 4분의 3스윙, 하프스윙으로 어깨가 받는 부담을 줄여야 어깨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그립은 너무 세게 잡지 않아야 팔꿈치 부담이 덜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