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반락..모멘텀 부재+차익매물 탓

이정훈 기자I 2013.08.15 05:03:42

3대지수 1%미만 하락..다우지수 1만5300대로
메이시스 등 소매주 부진..애플 7개월만에 장중 500불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반등 하루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유로존 성장률 호조에도 불구하고 주가 상승에 따른 부담감과 양적완화 규모 축소 우려, 엇갈린 기업실적 등이 시장 발목을 잡았다.

14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13.66포인트, 0.74% 하락한 1만5337.35로 장을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도 15.17포인트, 0.41% 내려간 3669.27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8.80포인트, 0.52% 떨어진 1685.36을 기록했다.

개장전 발표된 유로존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시장 예상을 웃도는 0.3%를 기록하면서 7개 분기만에 처음으로 경기 침체에서 탈피한 것이 시장심리 개선에 가장 큰 힘이 됐다.

다만 영란은행이 공개한 이달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서 한 명의 위원이 포워드 가이던스 제공에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확인된 것이 다소 부담이 됐다. 또 세계 최대 농장비 업체인 디어의 실적이 호조를 보인 반면 미국 최대 백화점업체인 메이시스의 실적은 상대적으로 부진한 것도 한 몫했다.

그나마 오후 들어서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낮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우려감을 표시하며 양적완화 규모 축소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 낙폭을 제한시켰다.

대부분 업종들이 하락한 가운데 은행주가 강했던 반면 소매업종은 약세를 보였다.

애플은 주가가 크게 저평가됐다며 대거 지분 취득 사실을 알린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 효과가 이틀째 발휘되며 1.84% 올랐다. 이 덕에 주가는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장중 500달러를 넘어섰다.

또 장 마감 이후에 실적을 공개할 예정인 시스코도 강보합권을 유지했다. 헤지펀드인 폴슨앤코가 인수에 합의한 악기업체 스테인웨이 뮤지컬인스트루먼츠도 8% 가까이 상승했다.

반면 미국 최대 백화점인 메이시스는 분기 실적 악화와 그에 따른 연간 실적 전망 하향 조정으로 인해 4.47%나 떨어졌다. 세계 최대 농기계 및 장비업체인 디어는 실적 호조와 연간 이익 전망 상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오름세를 지키지 못한채 1% 이상 하락하고 말았다

◇ 불러드 “낮은 인플레 걱정”..QE축소 신중론 재확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방준비제도(Fed)의 목표치에 못미치고 있는 낮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며 양적완화 규모 축소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불러드 총재는 이날 켄터키주 퍼두커에서 열린 로터리클럽 오찬 강연에서 “(연준의 인플레이션 판단의 기준이 되는)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지수는 아주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개인적으로 이런 낮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가장 최근인 지난 6월 미국 PCE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1.3% 상승하는데 그쳤다.

또한 “지금까지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물가 목표인 2%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는 충분한 증거도 나오지 않았다”며 “인플레이션을 2% 목표까지 회복시키는 것은 연준의 신뢰성에도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불러드 총재는 “연준이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검토하는데 있어서 인플레이션은 여러 변수들 가운데 하나”라며 양적완화 축소에 신중해야 한다는 뜻을 표시했다. 앞서 지난 2일에도 그는 “일부 연준 관계자들은 미래 경제가 강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원하고 있지만, 단순히 전망에만 기초해서 이같은 판단을 내리는데는 신중해야 한다”며 “실제 경제 성적이 더 좋아질 것인지를 몇 개월 또는 몇 분기동안 지켜본 뒤에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 ‘비관론자’ 덕 카스 “주식 팔아야할 10가지 이유”

헤지펀드인 씨브리즈 파트너스를 이끌고 있는 덕 카스 매니저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주식을 팔아야할 때가 됐다”며 “정치와 역사, 주식 밸류에이션이 그 이유를 말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시장은 우리가 예상하는 추정이익대비 주가 비율(PER) 범위의 상단에 이미 위치해 있다”며 “또한 중요한 정치적 이슈들과 함께 기술적으로도 일부 악화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투자 전문지인 ‘더스트리트닷컴’ 컬럼을 통해 이를 세분화해 10가지 매도 이유를 제시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첫째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시장금리가 미국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다. 더 높아진 금리아 자본 비용을 통해서는 미국 경제가 지금과 같은 오름세를 지속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둘째로 회복세를 보이긴 해도 경제는 여전히 취약한 상황이며 아직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탈출속도’에 진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고, 셋째로 미국과 함께 글로벌 경제의 또다른 한 축인 중국 경제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점을 꼽았다.

다음으로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가 연내 시작될 것인데, 이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를 50포인트 정도 끌어내리며 정책 실수였다는 점이 입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섯번째로, 연준 차기 의장이 자넷 옐런 부의장이 아닌 로렌스 서머스나 티머시 가이트너가 될 경우 시장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가을부터 재부각될 연방정부 부채한도 상한 증액과 정부 재정적자 감축 협상, 이민법 개혁안 등이 정치적인 불안을 야기하며 시장에 악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곱번째로는 지난 2009년 3월 이후 54개월간 끌어온 대세 상승시가 역사적으로 마무리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0년간 통상 강세장은 평균 43개월, 최장 56~60개월 유지됐다.

카스 매니저는 여덟번째로 그동안 상승세를 끌어온 금융주와 주택 및 바이오테크주가 서서히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점을 악재로 꼽았고, 아홉번째로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사상 최고점에서 1% 이상 오르지 못하고 있다는 기술적 부담을 꼽았고, 끝으로 올해와 내년 기업 이익이 2~4% 성장에 그치며 밸류에이션 부담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美 일반 가계대출 회복조짐..연체율도 안정세

미국 가계부채가 지난 2분기에 감소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모기지를 제외한 일반 대출은 서서히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연체율은 꾸준히 하락하는 등 전형적인 경기 회복기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지난 2분기말 기준으로 미국 가계의 부채규모는 11조1500억달러를 기록해 전기대비 780억달러, 0.7% 감소했다. 이 기간중 자동차 구매 할부대출과 학자금 대출 등이 늘어났지만, 모기지대출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든 덕이었다.

실제 모기지를 제외한 일반 대출은 0.9% 증가했다. 자동차 대출은 200억달러 증가해 9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고, 학자금 대출과 신용카드 할부구매에 따른 부채도 80억달러 늘어났다. 반면 주택 구입을 위한 모기지대출이 7조8400억달러로 910억달러 줄었고, 주택을 담보로 하는 홈에쿼티론(home-equity loan)도 120억달러 감소한 5400억달러에 그쳤다.

이처럼 부채규모가 줄어드는 가운데 연체율도 2분기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2분기말 기준으로 가계부채 연체율은 7.6%를 기록해 전분기의 8.1%보다 더 낮아졌다. 2분기중 신규 연체자는 38만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8%나 줄었다. 앤드류 호그워트 뉴욕 연은 부총재 겸 리서치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중 전체적인 부채는 줄었지만 가계부문의 모기지 이외 일반적인 부채는 늘어나고 있다”며 “게다가 전반적인 연체율도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은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풀이했다.

◇ 디어, 연간실적 상향..메이시스는 전망 하향조정

세계 최대규모의 농업 장비 업체인 디어의 올 3분기(5~7월) 순이익이 9억9700만달러, 주당 2.56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년전 같은 기간의 7억8800만달러, 주당 1.98달러에 비해 27%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또한 주당 2.17달러였던 시장 전망치도 훌쩍 넘어섰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100억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의 96억달러는 물론이고 91억8000만달러였던 시장 전망치를 앞질렀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 마감되는 올 회계연도 연간 순이익 전망치도 34억5000만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앞서 지난 분기에는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을 이유로 연간 매출액 성장률 전망을 종전 6%에서 5%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반면 미국 최대 백화점업체인 메이시스의 올 2분기(5~7월) 순이익이 2억8100만달러, 주당 72센트를 기록했다. 이는 1년전 같은 기간의 2억7900만달러, 주당 67센트보다 소폭 증가한 것이다. 이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주당 78센트 전망치에 못미친 것이다. 또 같은 기간 매출액은 0.8% 감소한 60억7000만달러였다. 동일점포 매출도 이 기간중 0.8% 감소했다.

이에 따라 메이시스는 올 회계연도 연간 동일점포 매출 전망치를 2.9%로 제시해 종전 3.5% 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또 이익 전망치도 주당 3.80~3.90달러로, 종전 최대 3.95달러 전망치를 낮춰 잡았다.

◇ 유로존, 2Q 0.3% 성장..7분기만에 경기침체 탈피

유로화를 사용하는 17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유로존 경제가 올 2분기에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성장세를 보였다. 7개 분기만에 처음으로 플러스(+) 성장을 회복하며 본격 경기 회복 기대를 높였다.

유로존 통계당국인 유로스타트는 이날 지난 2분기중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이 전기대비 0.3%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1분기의 0.3% 후퇴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것이고 0.2% 성장할 것이라던 시장 전망치도 넘어선 것이다. 특히 지난 2011년 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이래로 역대 최장인 6분기 연속 이어지던 성장 후퇴세를 7분기만에 극복했다.

국가별로도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2분기 GDP가 0.7% 성장해 시장 예상을 뛰어넘었고 프랑스도 0.5% 성장하며 3분기만에 플러스 성장을 회복했다. 재정 취약국인 포르투갈은 유로존 국가들 가운데 가장 큰 1.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각각 0.1%, 0.2%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갔다. 또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들의 GDP도 같은 기간 전기대비 0.3% 성장했다. 이 역시 앞선 1분기의 0.1% 후퇴에서 회복된 것이다.

올리 렌 EU 집행위원회 경제통화담당 집행위원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이같은 긍정적인 지표를 환영한다”며 “이 정도 수준에 안주할 여유가 없지만, 지금과 같은 위기 대응태세를 유지한다면 이제 지속 가능한 회복에 바로 손에 잡힐 수 있는 수준까지 온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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