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혼조세를 보였다. 이틀째 숨고르기 또는 조정양상이었다. 주요 경제지표들이 호조를 보였고 애플도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지만, 스페인에 대한 우려와 최근 랠리에 따른 차익매물이 이를 압도했다.
18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1.54포인트, 0.09% 상승한 1만3564.64로 장을 마감했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0.87포인트, 0.03% 낮은 3177.80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역시 전일보다 1.87포인트, 0.13% 떨어진 1459.32를 기록했다.
개장전 스페인이 46억유로 어치의 단기국채 발행에 성공하며 스페인 국채금리가 소폭 하락하고 있지만 불안감은 여전했다. 스페인이 국채 매입 재개 지원 요청을 늦추면서 국채금리가 다시 뛰고 불안한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날 미국의 2분기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큰 폭으로 개선됐고 주택 체감경기가 호조를 보였고, 시가총액 1위 업체인 애플이 ‘아이폰5’ 선주문 호조에 따른 기대감에 연일 최고가 랠리를 보인 것이 그나마 지수 낙폭을 제한했다.
업종별로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에너지 관련주가 약세를 보인 반면 소비재 관련주는 강했다. AT&T와 코카콜라, 크래프트 등이 1% 미만으로 상승하며 대형주 강세를 이끌었다. 애플도 ‘아이폰5’ 기대감에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한 덕에 0.30% 상승하며 사상 처음으로 주가 700달러대에 들어섰다.
아울러 포드자동차는 새롭게 디자인된 2013년형 ‘퓨전’을 공개하면서 0.29% 상승했다.
반면 주택 체감경기가 호조를 보였음에도 풀트와 비저, 메리티지 홈스 등 건설업체들이 모두 2~3%씩 하락률을 보였다. 페덱스는 연간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탓에 3% 이상 하락했고 경쟁사인 UPS도 1% 가까이 떨어졌다. 알코아와 AMD도 하락했다.
◇ 美 QE3, 연준내 찬반논쟁..브라질까지 가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고심 끝에 내놓은 3차 양적완화(QE3) 카드를 놓고 연준 내에서도 찬반 양론이 거세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브라질 재무장관까지 나서 QE3를 비판하며 논쟁을 확산시키고 있다.
이날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시건주 앤 아버에서 경제인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연준으로서도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과 잠재적인 위험들에 대응하기 위해 3차 양적완화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이같은 부양정책을 옹호했다. 그는 “경제 안정과 활기를 되찾게 하기 위해 우리는 할 수 있는 한 많은 것을 해야하는 상황”이라며 “경제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미국 재정절벽 등 거대한 리스크에 직면해 있는데, 3차 양적완화는 경제가 이를 이겨낼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준내 대표적인 비둘기파 인물로 꼽히는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은 총재도 이날 뉴저지에서의 강연에서 자동차의 비유를 들며 연준의 QE3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항변했다. 더들리 총재는 “만약 자동차가 진흙에 빠졌다고 상상해보라”며 “이 차를 다시 움직이려고 한다면 바퀴가 돌아가기 시작할 때까지, 또 바퀴가 진흙에서 완전히 빠져나오는 게 확인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액셀레이터를 밟아야 한다”며 QE3 역시 경제가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도록 하기 위한 조치임을 역설했다.
이에 맞서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은 총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FOMC에서 3차 양적완화에 반대했다”며 “(투표권이 없어 투표하진 못했지만) 나에게 투표권이 있었다면 반대표를 던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피셔 총재는 “충분치 않지만, 일부 긍정적인 경제 성장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기도 만테가 브라질 재무장관도 연준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양적 완화 조치는 미국 경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개발도상국들의 수출에는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 주택 체감경기 호조..경상수지도 큰폭 개선
미국의 건설업체들이 느끼는 주택시장 체감경기가 최근 6년여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최근 회복세를 보이는 주택경기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전미주택건설협회(NAHB)는 8월중 미국 주택시장지수는 40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7월 확정치인 37보다 높은 것은 물론 시장에서 예상했던 전망치인 38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이는 지난 2006년 6월 이후 무려 6년 2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현재 단일 가구 주택판매지수도 42로, 전월의 38보다 높았고 미래 구매자지수는 30에서 31로 올라섰다. 향후 6개월내 주택 판매지수는 43에서 51로 급등했다. NAHB 주택시장지수는 협회소속 건설회사들을 대상으로 한 서베이 방식의 조사로, 주택 체감경기를 보여준다.
아울러 미 상무부는 지난 2분기중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규모가 1174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종전 1373달러에서 1336억달러로 하향 조정된 1분기 적자폭을 밑돈 것은 물론 시장에서 예상했던 1255억달러보다 적었다.
국내총생산(GDP)대비 적자규모도 전분기의 3.5%보다 크게 낮아진 3.0%였다. 이는 지난 2005년 4분기 최고치인 6.5%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사상 최저인 2009년 2분기의 2.4%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 애플, ‘사상 처음’ 주가 700달러 넘었다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이 사상 처음으로 주가 700달러대에 진입했다. 일부 실망스러운 반응에도 불구하고 ‘아이폰5’가 초기 선주문에서부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힘이 되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동부 시간 기준으로 오전 10시4분 현재 애플 주가는 전일대비 0.1% 상승해 701.44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앞서 애플 주가는 전날 장 마감후 시간외 거래와 이날 개장전 거래에서도 700달러를 넘어선 바 있다. 이로써 애플 주가는 올들어서만 무려 74% 상승하고 있다. 지속적인 주가 상승 덕에 시가총액도 6560억달러로 치솟고 있다.
이같은 애플 주가 강세는 지난주 화면이 더 커지면서도 더 얇고 가벼운 모양으로 첫 선을 보인 ‘아이폰5’가 선주문 첫날에만 200만대 이상을 팔아 치우는 등 신기록 행진을 보이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쇼우 스턴애지앤리치 애널리스트는 “아이폰5는 초기 물량이 이미 동난 상태이며 이런 추세라면 기존 우리 판매량 전망치가 너무 보수적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며 3분기 판매량 전망치를 종전 2300만대에서 2600만대로 상향 조정했다. 그는 목표주가도 820달러에서 84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도 애플의 주가목표를 770달러에서 850달러로 높여 잡았다.
◇ 美, 3차 양적완화후 인플레 우려 ‘고개든다’
한동안 잠잠하던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가 뛰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가 3차 양적완화 카드를 꺼내든 탓이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보여주는 핵심 시장지표인 10년 만기 국채와 동일 만기의 몰가연동국채(TIPS)간 금리 차이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흔히 ‘브레이크 이븐 인플레이션율(BEI)’로 불리는 이들 금리 차이는 이날 2.73%포인트로 확대되며 지난 2006년 5월 이후 무려 6년 4개월여만에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사상 최대치인 지난 2005년 3월의 2.78%포인트에도 어느새 근접했다. 이 같은 수익률 격차는 곧 투자자들이 10년 전망으로 연간 인플레이션 평균치가 2.73% 선을 넘을 것으로 본다는 것으로, 그 만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커지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마이클 폰드 바클레이즈캐피탈 스트래티지스트는 “BEI가 이렇게 높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며 “연준은 실업률을 낮추는데 초점을 맞추면서 인플레이션이 어느 정도까지 올라가는 것은 용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임스 에반스 브라운브러더스 해리먼 부대표는 “연준이 무제한적인 3차 양적완화를 꺼내든 것은 경제에 좋은 소식이지만, 이로 인해 미래에 인플레이션이라는 잠재적인 꼬리 리스크가 생길 수 있는 가능성은 커졌다”고 지적했다.
◇ ‘유럽보단 낫다’..해외자금, 美 주식-채권 투자급증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고조됐던 지난 7월중 해외투자자들이 상대적인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미국 주식과 채권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미 재무부에 따르면 미국에 거주하지 않는 투자자들은 지난 7월 한 달간 미국의 장기 주식과 국채, 채권 등에 670억달러를 순매수했다. 이는 앞선 6월의 93억달러에 비해 7배 가까이 급증한 규모로, 시장에서 예상했던 275억달러도 크게 넘어섰다. 또한 주식 스왑 등 단기증권을 포함할 경우 해외 투자자들의 미국 금융자산 순매수 규모는 737억달러로 늘었다. 이 역시 6월의 151억달러에 비해 크게 높아진 수준이다.
크리스 럽스키 도쿄미쓰비시 UFJ 이코노미스트는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심리로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7월말까지 크게 늘었다”며 “미국 시장은 여전히 전세계에서 가장 유동성이 높은 시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후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적극적인 부양 발언을 내놓았던 만큼 8월부터 외국인들의 미국 자산 매입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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