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3월 13일자 22면에 게재됐습니다. |
[이데일리 문영재 기자] 우리·신한·KB·하나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사들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전산망 장애 등 전산사고에 대해 전면전을 선포했다. 전산사고에 따른 고객 불안을 없애고 대외적으로 정보기술(IT) 품질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포석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053000)은 각종 전산장애와 재난·재해에도 견딜수 있는 `무장애 IT시스템`을 오는 2014년까지 구축하기 위해 `무결점(Zero Defect) IT 2014` 전략을 대내외에 발표했다. 단일 금융지주회사가 전산장애와 관련한 비전을 제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금융은 1단계로 내년 말까지 인터넷뱅킹 등 대고객 업무 위주로 핵심업무 무장애를 실현하고 2단계로 2014년까지 모든 업무영역에서 장애를 없앨 예정이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은 올해 11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신한금융(055550)도 시스템 등 하드웨어 장애는 물론 각종 업무 프로그램의 지연 장애를 막기 위한 무결점 IT서비스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올해 투자액만 300억원 규모다.
지난 2010년 차세대전산시스템을 오픈한 KB금융(105560)은 모두 6000억원을 쏟아부었다. 전산시스템은 물론 프로세스, 보안시스템 등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하나금융지주(086790)도 지난 2009년 총 2000억원을 투입해 차세대전산시스템을 구축하고 현재는 자체 정비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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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을 포함한 금융지주사들에 잇단 전산사고는 `골칫거리`다. 고객들의 거래 안정성을 좀먹고 고객 정보보호에 구멍이 뚫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9년 이후 지난해말까지 시중은행의 전산장애는 모두 32건으로 한달에 한 번꼴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4월 농협의 `전산마비` 사태는 최악의 전산사고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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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IT전문가들은 금융권에서 무결점 IT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고 보고 있다. IT분야 리서치·자문사 미국 가트너에 따르면 우리금융과 신한금융, KB금융 등 국내 금융지주의 IT품질 수준은 총 5단계중 2~3단계에 머물러 있다. 영업수익 대비 IT비용 예산을 나타내는 IT품질 수준은 모건스탠리, 도이치방크, BNP파리바 등 선진 금융회사들의 경우 4~5단계에 자리잡고 있다.
전형석 우리FIS 경영전략부장은 "금융사들이 비용절감과 운용 효율화에 치중했던 것에서 벗어나 대고객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을 짰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IT품질지수를 끌어올리기 위해선 장애예방을 위한 시스템 마련은 물론 각종 업무 지연에 대해 기민한 복구 프로세스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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