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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환 삼영그룹 창업주가 30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해 관정교육재단을 만들었고,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이 2000억원(현금 300억원, 주식 1700억원)을 '아산 나눔 복지재단'에 출연했으며, 이건희 삼성 회장이 2006년 본인 및 자녀인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사장 등 가족 명의로 3500억원을 기부한 적은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재계 자산가들의 기부는 연예인 기부보다 낯설었던 게 사실이다.
가수라기 보다는 '기부천사'로 유명한 김장훈씨는 전세집에 살면서도 1990년대 후반부터 10년동안 40억원 넘게 기부했다. 그의 기부는 일회성 이벤트나 절세 차원이 아니라 뉴욕타임즈에 독도 전면광고를 싣는 등 사회적인 문제 의식도 담고 있다.
해외 오지의 아이들을 입양해 키우는 차인표·신애라 부부나 어린나이 임에도 2003년부터 사회복지 공동모금회에 총 8억5천만원(2008년 기준)을 기부해 온 탤런트 문근영씨, 태안 기름유출 사고 때 자원봉사자들을 위해 3억원을 쾌척한 한류스타 배용준씨 등 연예인들은 얼음장 같은 국내 기부 문화에 불을 지펴 왔다.
그런데 정몽구 회장이 개인재산 5000억원을 내놓으면서 "남은 일생동안 저소득층 자녀의 사회적 계층 이동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교육기회를 주는 데 힘쓰겠다"고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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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재산의 99%를 기부한 빌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와 85%를 기부한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사회 지도층들의 기부가 확산될 수 있을 까.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삼성··SK·LG 등 주요 그룹들은 전국경제인연합회를 중심으로 1조원 규모의 사회공헌재단을 만드는 것을 추진해 왔다.
정몽준 의원을 중심으로 한 현대중공업 등 범현대가가 5000억 규모의 '아산 나눔 복지재단'을 만들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사재 5000억원을 기부하면서 재계 차원의 재단 설립은 물건너 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전경련 재단의 설립 유무와 관계없이 정몽구 회장의 '통큰 기부'는 우리나라 기부 문화를 확산시키는 디딤돌이 될 전망이다.
지난 4월 개인·기업·단체가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기부문화 운동인 '스마트엔젤스코리아(공동의장 곽덕훈 EBS사장, 민병철 선플달기운동본부 이사장, 최규복 유한킴벌리 사장)'가 출범했지만 갈 길은 멀다.
재계 관계자는 "화장품 업체 로레알의 최대 주주 등 프랑스 기업인 16명은 국가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부자증세까지 요청하는 상황이나 우리나라는 기부도 활성화되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몽구 회장의 기부는 국가경제를 이끌어온 경제계의 거두로서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는 것이며 다른 대기업 사주는 물론 국민의 기부문화 확산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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