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상승..`금융+에너지주↑`

전설리 기자I 2008.04.16 06:00:32

리전스 파이낸셜 등 실적 호조→금융주↑
유가 `또 사상최고`→에너지주↑
PPI `예상상회`-뉴욕 제조업경기 `깜짝 호전`

[뉴욕=이데일리 전설리특파원] 15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사흘만에 상승세로 마쳤다.

금융주와 에너지 관련주가 강세를 나타냈다. 리전스 파이낸셜 등 지방 은행들의 실적 호조가 금융주 랠리를 촉발했다. 유가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면서 에너지 관련주들도 일제히 올랐다.

개장 전 발표된 존슨 앤 존슨의 기대 이상의 실적과 뉴욕 제조업 경기의 깜짝 호전에 힘입어 상승 출발한 뉴욕 증시는 장중 인텔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술주 실적에 대한 불안감으로 하락권으로 떨어지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상승세를 회복했다.

제조업 지표 이외의 경제지표는 부정적이었다.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예상보다 큰 폭으로 올라 투자 심리에 부담을 안겼다. 3월 주택차압도 큰 폭으로 늘어 주택시장이 여전히 개선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2362.47로 전일대비 60.41포인트(0.49%)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0.22포인트(0.45%) 오른 2286.04로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334.43으로 6.11포인트(0.46%) 전진했다.

국제 유가는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5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2.03달러(1.8%) 오른 113.79달러로 마쳤다.
 
유가가 종가 기준으로 113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1983년 원유 선물 거래가 시작된 이래 처음이다.

이날 유가는 장중 113.99달러까지 치솟아 114달러에 근접하며 장중 최고가도 갈아치웠다.
 
◇금융·에너지주, 인텔 `상승`-존슨 앤 존슨 `하락`

리전스 파이낸셜(RF)이 실적 호조에 힘입어 8.4% 올랐다.

리전스 파이낸셜은 이날 1분기 순이익이 3억3670만달러(주당 48센트)로 전년동기 3억3300만달러(주당 45센트) 대비 1.1%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톰슨 파이낸셜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이밖에 M&T 은행 등 지방 은행들이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금융주가 강세를 나타냈다.

씨티그룹(C)이 1.3%, JP모간 체이스(JPM)가 1.5% 상승했다.

유가 급등에 힘입어 에너지 관련주도 올랐다.

셰브론(CVX)과 엑손 모빌(XOM)이 각각 1%, 1.2% 상승했다.

실적 발표를 앞둔 인텔(INTC)은 1.1% 올랐다.

반면 다른 기술주들은 실적에 대한 우려로 내렸다. 블루칩인 IBM(IBM)과 버라이존(VZ)은 각각 0.1%, 0.6% 하락했다.

세계 최대 건강용품 제조업체인 존슨 앤 존슨(JNJ)은 기대를 넘어선 실적에도 불구하고 0.1% 내렸다.

존슨 앤 존슨은 1분기 순이익이 35억9000만달러(주당 1.26달러)로 전년동기 25억7000만달러(주당 88센트) 대비 4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톰슨 파이낸셜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주당 1.20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존슨 앤 존슨은 이날 실적 발표와 더불어 올해 전체 주당순이익 전망치를 종전 4.39~4.44달러에서 4.40~4.4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호실적으로 상승세를 탔던 스테이트 스트리트(STT)는 손실 고백으로 9.9% 급락했다.

보스턴 소재 금융서비스그룹인 스테이트 스트리트는 이날 컨퍼런스 콜을 통해 특정 콘듀잇(구조화투자회사)으로부터 8억5000만달러의 자산을 매입해 1160만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테이트 스트리트의 1분기 순이익은 5억3000만달러(주당 1.35달러)로 전년동기 3억1400만달러(주당 93센트) 대비 69% 늘었다. 이는 톰슨 파이낸셜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주당 1.30달러를 웃돈 수준이다.
 
미국 3위 항공사인 델타(DAL)와 5위 업체 노스웨스트(NWA)는 합병에 따른 비용 절감 등 시너지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각각 12.6%, 8.4% 밀렸다.
 
◇3월 PPI 1.1%↑..`예상 상회`

미국의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예상보다 큰 폭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생산 부문에서의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미국 노동부는 3월 PPI가 1.1%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0.4%보다 큰 상승폭이다.

다만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PI는 0.2% 올라 월가 예상치에 부합했다.

연간으로는 PPI는 6.9% 올랐다. 근원 PPI는 2.7% 상승, 지난 2005년 7월 이래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부문별로 에너지 가격이 2.9% 상승했다. 특히 디젤 가격이 15.3%, 난방유 가격이 13.1% 급등, 지난해 11월 이래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도매 휘발유 가격은 1.3% 올랐다.

2월 주춤했던 도매 식료품 가격의 상승세도 재개돼 1.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가공된 쌀 가격이 8.7% 올라 지난 2002년 9월 이래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야채 가격도 15.4% 급등, 지난해 10월 이래 최대폭으로 올랐다.

◇4월 뉴욕 제조업경기 `깜짝 호전`

미국 뉴욕 지역의 4월 제조업 경기는 월가 기대를 크게 웃돌며 예상 밖의 확장세를 나타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4월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 지수가 전월의 -22.2에서 0.6으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3년 5월 이래 최대 상승폭으로 월가 전망치인 -17.5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그러나 미래 제조업 경기 척도인 선행 지수는 25.8에서 19.6으로 떨어져 전망이 좋지 않음을 시사했다.

가격지불지수는 50.6에서 57.3으로 상승,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을 강타한 이후 최고 수준이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 지수는 0을 기준점으로 이를 넘어서면 경기 확장을, 이를 하회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3월 주택차압 57%↑..`백약무효`

미국 정부의 잇따른 구체책에도 불구하고 주택차압(foreclosure) 사태는 진정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주택차압 데이타 제공업체인 리얼트랙에 따르면 미국의 3월 주택차압건수는 전년동월대비 57%나 급증한 23만4000건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월대비로도 5% 증가했다. 이는 미국의 538 가구당 1가구 꼴이다.

주택경기침체의 핵심고리로 부상한 주택차압 사태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격적인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모기지 변동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해 집소유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택차압은 주택의 매물화를 의미하는 만큼 주택경기침체의 근원인 주택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주택가격하락은 주택시장을 더욱 냉각시켜 주택차압사태를 악화시키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헤지펀드인 로젠 리얼 에스테이트 시큐리티의 회장인 케니스 로젠은 "주택차압 사태의 바닥은 아직 멀었다"면서 "올해 내내 악화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택건설업체 체감경기 `3개월 연속 제자리`
 
미국 주택 건설업체들의 체감경기는 3개월 연속 제자리 걸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는 4월 주택건설업 경기신뢰지수가 20으로 전월과 동일한 수준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에도 부합하는 수준이다.
 
이 지수는 지난해 12월 18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지난 1월 19로 11개월만에 처음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후 지난 2월부터 3개월 연속 20을 유지했다.
 
그러나 이는 주택 건설업체 가운데 20%만 향후 주택건설경기를 낙관하고 있다는 의미로 주택경기의 침체 상황이 쉽사리 개선되기 어려움을 시사하는 것이다.
 
이 지수는 50을 기준점으로 주택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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