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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아프간 `인질-수감자 맞교환 수용불가`

김기성 기자I 2007.08.07 04:02:46

(종합)정상회담 "탈레반에 양보없다 합의"
한국인 인질 사태 중대 고비 맞은듯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한국인 인질 21명의 석방을 위해 탈레반에 양보하는 일은 없다는데 합의했다고 6일(현지시간) 백악관이 밝혔다.

양국 정상은 이날 미국 메릴랜드주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의 이같은 입장 표명으로 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인 탈레반에 억류돼 있는 한국인 인질 사태는 중대 고비를 맞았다. 탈레반의 인질-수감자 맞교환 요구가 거절됐기 때문이다.

앞서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고 있는 유수프 아마디는 이날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와 전화통화에서 "두정상이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끔찍한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인질-수감자 맞교환 수용불가`..인질 사태 부정적 영향 `우려`

부시 대통령과 카르자이 대톨령은 이날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을 열고 탈레반에 대해 "무고한 시민들을 학살하는 냉혹한 살인자들이다"고 비난했다.

부시 대통령은 "탈레반 세력을 척결해 평화를 이루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탈레반은 이미 패배한 세력으로 어린인와 성직자 등을 공격하는 비겁한 행동만 일삼고 있다"고 비난했다.

두 정상은 "오는 9일 열리는 아프간 부족장회의인 로야 지르가에서 탈레반 세력에 대응하기 위한 바람직한 해결책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기자회견장에선 탈레반의 한국인 인질 사태에 대해 언급하진 않았다.

그러나 `인질-수감자 맞교환`의 키를 쥐고 있는 양국의 정상회담에서 탈레반의 맞교환 요구가 수용하되 않음에 따라 한국인 인질 사태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 백악관 고든 존드로 대변인은 "양국 정상은 인질 석방을 위해 보상물이 주어져서는 안된다는데 합의했다"며 "탈레반은 야만적이고 이번 인질 사태를 통해 대담해져선 안된다"고 말했다.

◇군사적 압박 강화 `신호`일까

미국과 아프간 정부의 `인질-수감자 맞교환 수용불가` 입장이 다시 확인됨에 따라 탈레반을 향한 군사 압력이 강화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탈레반과 싸우고 있는 아프간 군대를 돕는 게 미국의 이익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인 인질 사태가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을 경우 미군과 아프간군이 한국 정부의 동의 아래 인질 구출을 위한 군사작전에 돌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한편 정부는 앞서 미-아프간 정상회담의 결과와 관계없이 탈레반과의 인질 석방 협상을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을 밝혔었다.

정부는 탈레반의 대면협상과 관련, 탈레반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있는 유엔의 안전보장은 사실상 어렵다는 판단 아래 비정부기구(NGO)의 중재를 제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탈레반 "여성인질-여성수감자 교환 용의"

한편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가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탈레반에 협조해 수감된 여성 수감자를 풀어주면 같은 수의 한국인 여성인질을 석방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연합뉴스는 그와 간접통화를 가졌다고 밝혔다.

아마디는 "지도부에서 협상에 새로운 결정을 했다"며 "아프간 정부에 수감된 탈레반 여성들의 수를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이들을 풀어주면 같은 수의 여성 인질을 석방하겠다"고 말했다. 아마디의 말이 사실이라면 일단 여성인질의 석방 문제는 훨씬 쉽게 풀릴 수 있는 실마리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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