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종구기자] 소비자심리가 2분기들어 크게 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전망은 빠르게 어두워졌고 생활형편도 나빠졌으며 수입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지출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많아졌고 물가와 금리는 오를 것으로 보는 이들이 더 많았다.
한국은행이 이달 1~15일까지 전국 30개도시 25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해 23일 발표한 `2분기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현재경기판단` 소비자동향지수(CSI)는 전분기 87에서 68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좋아졌다`는 반응과 `나빠졌다`는 반응이 같음을 의미하는 기준선인 100을 하회한 것은 물론 지난 분기 조사에 비해 나빠졌다는 응답이 훨씬 많아졌음을 의미한다.
향후 6개월동안의 경기전망도 `좋아진다`에서 `나빠진다`로 바뀌었다. 전분기에는 경기전망CSI 102였으나 이번엔 81로 무려 21포인트나 하락하면서 기준선을 밑돌았다.
2분기 연속 커지던 취업기회에 대한 희망도 약해졌다. 향후 6개월 동안의 취업기회전망 CSI는 전분기(90)보다 12p 하락한 78을 기록했다. 취업상황이 악화될 것으로 보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다.
모든 연령층에서 취업기회가 줄 것이란 응답이 많아졌다. 특히 전분기에는 상대적으로 가장 낙관적이었던 60대 이상 노년층에서 비관론이 급속도로 증가했고 50대도 취업기회를 잡기 어려울 것이란 응답이 크게 늘었다.
살림살이는 6개월전보다 어려워졌으며 앞으로도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의 생활형편 CSI는 전분기 85에서 82로 떨어져 100에서 더 멀어졌고, 향후 생활형편전망 CSI는 96에서91로 내려갔다.
소득계층에 관계없이 대부분 생활형편이 나빠졌다고 대답했다. 특히 앞으로의 살림살이 전망이 낙관적이던 월소득 200만원대와 300만원이상 등 고소득층도 비관으로 바뀌었다.
앞으로 1년동안 가계수입은 줄어들 것이란 응답이 더 많아졌다. 가계수입전망 CSI는 전분기에 정확히 기준선인 100이었으나 95로 떨어졌다. 소비지출전망CSI는 113에서 106으로 떨어졌다.
향후 6개월동안 소비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많아졌음을 의미한다. 의류비 교육비 외식비 교양 오락 문화비, 의료보건비 등 각 소비지출 항목별로도 대부분 전분기보다 값이 하락했다. 여행비만 94를 기록해 전분기와 동일했다.
가격 거품 논란이 일고 있는 아파트에 대한 인기는 하락했다. 6개월 이내에 집이나 토지 등 부동산을 구매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의 6%로 1분기 조사때와 같았고, 구매예정 부동산으로는 토지(20%→ 25%)와 단독주택(6%→10%)의 비중이 상승한 반면 아파트는 64%에서 52%로 크게 하락했다.
향후 6개월 이내에 승용차를 구매할 계획이 있는 소비자는 전체의 4%로 전분기 5%보다 하락했다.
물가와 금리는 오를 것이란 응답이 여전히 더 많았다. 그러나 전분기에 비해서는 오를 것이란 소비자의 비중이 소폭 줄어들었다. 향후 6개월 동안의 물가수준전망 CSI는 134로 전분기(138)에서 소폭 하락했다. 또 향후 6개월 동안의 금리수준전망 CSI는 전분기(128)보다 3p 하락한 125로 나타났다.
소비와 경기에 관련된 6가지 지표를 종합구성해 만드는 소비자심리지수는 이번 경기상승기 들어 가장 큰 폭으로 악화됐다. 올해 1분기 109에서 2분기에는 101로 8포인트 떨어진 것. 개별지수와는 달리 소비자심리지수가 100을 넘는다고 해서 낙관론이 많다는 뜻이 아니다.
생활형편판단과 전망, 가계수입과 소비지출전망, 현재 경기판단과 향후 경기전망 등 모든 지표가 다 악화된 가운데 향후 경기에 대한 전망이 악화된 것이 소비자심리 위축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