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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전망)환율 `박스권`or`반등` 갈림길

손동영 기자I 2002.06.16 11:39:58
[edaily 손동영기자] 지금 외환시장에 닥친 변화는 ‘박스권 정체’인가, ‘반등’인가. 달러/원 환율이 급락세를 멈춘 건 분명해보이고 다음 방향이 제자리걸음에 불과할 지, 급락에 따른 반작용을 강하게 보여줄 지 관심이 쏠리고있다. 의견은 팽팽하지만 아무래도 과거 경험을 보면 6월말부터 8월말까지 하한기를 피해가기는 어려워보인다. ◇지난주 외환시장 동향 주중 거래는 1230원에 시작, 1236.10원으로 마쳤다. 주간저점은 1225.20원(11일), 고점은 1236.80원(14일)이었다. 주간등락폭은 11.60원으로 비교적 작았다. 1218원대까지 경험했던 6월 첫주에 비해 전반적으로 환율수준이 올라가있다. 무엇보다 환율이 시장참가자들의 예상범위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4월중순이후 매주 환율이 저점전망치의 아래쪽을 뚫고내려가던데 비해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예측가능한 시장으로 변모한 셈이다. ◇엔/원 의식해야할 상황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4일 무역협회 조찬강연에서 "엔화가치와 원화가치의 10:1 비율이 유지되는 한 수출경쟁력이 크게 약화되지는 않는다"며 "장기적으로 서서히 조금씩 원화가치가 올라가는 것은 대단히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100엔당 982원수준까지 떨어졌던 엔/원 환율은 15일 정오 현재 995원대까지 올라왔다. 원화환율이 1236원대 머문 사이 달러/엔 환율이 125엔대에서 124엔대초반으로 밀려내려온 영향을 반영했다. 엔화 움직임에 따라 역외세력이 달러매매전략을 수립한다는 점에서 달러/엔 환율은 여전히 최대 관심사다. 동시에 원화가 엔과 동떨어진 움직임을 보일 경우 시장심리가 불안해질 수 있다. 엔/원 환율을 100엔당 1000원 근처에서 잡아둘 심리적 동인이 강한 셈이다. ◇달러수급의 변화 수출업체 네고물량 공급이 주춤하고 대신 수입업체 결제수요가 서서히 우위를 차지하는 양상이다. 환율급락세가 멈췄고 소폭이나마 계속 반등하면서 나타난 자연스런 현상이다. 공급우위에서 미약하나마 수요우위로 돌아서는 기운이 느껴지는 상황. 그러나 수요우위가 확고해 환율을 큰 폭으로 끌어올리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여전히 우세하다. 무엇보다 기업이나 금융기관의 외화자금 유입이 지속되고있기 때문. 반대로 역외로 빠져나갈 외국인 투자자금은 많지않다. 요즘 증시동향은 환율에 영향을 끼치기 힘들다. 공기업들의 달러매수가 변수로 남아있지만 시장흐름을 앞에서 이끌고나가는 공격적인 매매행태는 보이지않을 전망. 수급측면에서 변화는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시장을 종전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끌 `파워`는 느껴지지않는다. ◇환율 전망들 지난주말 종가가 1236원수준으로 올라오면서 일단 1250원선까지 반등은 멀지않아 보인다. 시장참가자들의 고점 전망치는 적어도 1245원수준까진 높아져있다. 아래론 지난주 저점인 1225원 정도를 예상하는 모습. 이 정도 환율전망치를 `반등국면`으로 볼 지, 아니면 `상향조정된 박스권` 정도로 볼 지는 보는 사람의 시각 문제. 물론 강한 반등을 예상하는 일부 세력은 1270원대까지 거론한다. 그러나 상당수 시장참가자들은 역외세력이 하계휴가에 들어가는 시점이 임박했다는 사실을 들어 지루한 박스권 국면을 내다보고있다. 해마다 7~8월엔 환율변동성이 떨어지고 은행간 투기적 거래도 위축됐던 경험도 있다. 기본적으로는 미 달러가 어느 쪽으로 방향을 정하느냐에 따라 환율이 달라지겠지만 지금 수준에서 일정기간 횡보하는 양상이 좀 더 유력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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