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챔피언이 된 ‘의사복서’ 서려경(35·천안비트손정오복싱)에게 앞으로의 목표를 묻자 돌아온 답이다. 아이들을 돌보는 의사이자 상대와 주먹을 겨루는 복서. 두 가지 삶을 함께 살고 있는 그에게 챔피언 벨트는 도전의 끝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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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려경은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챔피언이 돼 너무 기분 좋다. 항상 열심히 준비하고 운동을 많이 했다”면서 “내가 준비한 것을 잘 보여주자는 마음으로 경기했다”고 밝혔다.
시작은 거창하지 않았다. 순천향대 부속 천안병원 소아청소년과 의사인 서려경은 2018년 같은 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선배를 따라 복싱장을 찾았다. 평소 운동을 좋아하는 그에게 선배가 “한번 와보라”고 권했다. 세계 챔피언은커녕 프로 선수가 되겠다는 생각조차 없었다.
재미로 찾은 체육관에서 조금씩 다른 자신을 발견했다. 관장이 잘한다고 격려했고, 프로 테스트와 데뷔전을 권했다. 2019년 프로 무대에 오른 뒤 한국 챔피언이 됐고, 올해는 아시아 챔피언을 거쳐 세계 타이틀까지 품었다.
‘언제부터 챔피언을 꿈꿨느냐’는 질문에 서려경은 “어느 한순간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며 “하다 보니까 점점 스며들었다고 해야 할까”라며 웃었다.
좋아하는 일이었지만 두 직업의 무게를 함께 감당하기는 쉽지 않았다. 전공의와 전임의 시절에는 긴 근무 시간에 당직까지 이어졌다. 환자를 돌보는 일 외에도 해야 할 업무가 쌓였다. 전문의가 된 지금도 좋아하는 복싱을 하기위해 마른 빨래 짜듯이 시간 여유를 만들고 있다.
‘의사 업무로도 바쁠텐데 어떻게 복싱 훈련을 하느냐’고 묻자 재밌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수련할 때가 훨씬 힘들었다. 지금은 그때에 비하면 할 만하다”고 말했다.
서려경의 롤모델은 일본 복싱 간판스타 이노우에 나오야다. 상대의 움직임을 읽고 정확한 순간에 주먹을 내는 모습에 매료됐다고 한다. 그는 “이노우에의 경기를 보고 있으면 복싱이 예술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움직임이 너무 아름답다”고 말했다.
서려경이 그리는 최종 목표는 WBA·WBC·IBF·WBO 등 4대 주요 기구의 세계 챔피언이 되는 것이다. 취미로 시작해 삶 깊숙이 스며든 복싱은 그렇게 또 하나의 꿈을 만들었다.
“메이저 타이틀까지 따면 정말 아름다운 커리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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