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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김천시는 지난해 MZ세대를 대상으로 ‘김천에 대한 이미지’를 조사했다. 엉뚱하게도 ‘김밥천국’이라는 응답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김밥천국은 김밥 전문 프랜차이즈의 이름으로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김천’으로 통한다.
실망스러운 결과였지만 김천시는 이를 기회로 삼았다. ‘기왕 이렇게 됐으니 김밥축제를 열어 보자’는 의견이 나왔던 것. 오는 26~27일 이틀간 김천시 사명대사공원 일원에서 ‘제1회 2024 김천김밥축제’를 열게 된 배경이다.
이 같은 ‘웃픈’ 스토리를 담아 김천시청 관광진흥과가 제작한 만화도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김천이 어딘지 몰랐지만 꼭 가보고 싶다”, “이걸 제안한 공무원에게 상을 줘야 한다”, “비극을 유머로 승화한 역설적인 축제” 등의 댓글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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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김밥축제에는 김천시의 깊은 고민이 담겨 있다. 인구 감소의 위기를 타개하고, 관광객 유입을 이루려면 무엇보다 김천이라는 이름부터 널리 알려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배경이 됐다.
방향은 정했지만 김밥이 워낙 대중적인 음식인지라 김천시의 특산물로 홍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눈을 인근 지역으로 돌려 대중적인 음식을 테마로 한 축제를 열어 인기를 끌고 있는 대구 ‘떡볶이축제’, 구미 ‘라면축제’를 참고했다. 김천이 김밥을 특화할 경우 이 일대를 하나의 ‘분식 클러스터’로 인식할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을 엿봤다.
이봉근 김천시 관광진흥과 관광마케팅팀장은 “다른 먹거리 축제도 지역의 고유한 문화가 아니지만 여행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요소를 활용하고 있다”며 “젊은 세대에게 ‘김천’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에 더해 전 국민이 즐기는 김밥을 새로운 형태로 제시하면 긍정적일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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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축제가 이 정도로 주목받는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김천시는 예상 밖의 뜨거운 반응에 부담감을 느끼면서도 ‘하늘이 준 기회’라는 마음으로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대원 관광진흥과장은 “다른 축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고자 기획한 축제에 쏟아지는 관심에 감사할 뿐”이라며 “기대에 부응하고자 다채로운 요소를 더해 맛과 재미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