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이 행사는 개최 6개월을 앞두고 갑자기 날짜를 바꾼다. 50개국 VIP를 초청한다는 국제행사인데 말이다. 5일의 행사 기간 중 개천절과 토·일요일 등 휴일이 3일이나 된다. 산업전시회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정이다.
대한민국육군협회와 민간 전시기업인 디펜스엑스포(이하 IDK)는 지난 10년간 대한민국방위산업전(DX KOREA)을 함께 개최해 왔다. 그러나 수익금 분배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다 갈라서 각각 비슷한 행사를 강행하고 있다. IDK의 대한민국방위산업전(이하 DX KOREA)은 9월 25~28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다. 행사의 연속성을 기대한 국내·외 기업들은 지난 2022년 행사 직후 차기 행사시 선호하는 부스 자리 선점과 임대료 할인을 위해 DX KOREA 측에 미리 돈을 내놨다.
그런데 군 당국의 후원을 등에 업은 육군협회가 10월 2~6일 계룡대 비상활주로에서 DX KOREA와 비슷한 ‘대한민국 국제방위산업 전시회’(이하 KADEX)를 개최하기로 했다. 방산전시회는 기업들이 돈을 내고 부스를 꾸리는 게 핵심이다. 선택 ‘압박’을 받고 있는 방산기업 입장에서 굳이 참여해야 한다면, KADEX를 선택하는 게 맞다. 방산정책과 무기체계 획득 당사자인 국방부·육군본부·방위사업청이 후원하는 행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먹구구’식 행사라 썩 내키지 않아 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KADEX 행사장은 킨텍스보다 협소할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열리는 계룡군문화축제·지상군페스티벌과 행사장을 나눠써야 하기 때문이다. 계룡대 비상활주로는 가로 약 900m×세로 약 450m 크기다. 과거 계룡군문화축제·지상군페스티벌과 킨텍스에서 치러진 행사 규모를 고려하면 KADEX가 활용할 수 있는 면적은 700부스 남짓이다.
하지만 340m×50m짜리 전시 천막을 2개 만들고 여기에 1500 부스를 넣는다는 계획이다. 상당히 혼잡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같은 구상대로라면 KADEX가 활주로 대부분을 사용해야 한다. 아직 계룡군문화축제·지상군페스티벌 측과 협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들은 같은 행사장을 쓰지만 KADEX는 유료 행사이기 때문에 관람객 통제가 불가피하다.
모두가 불편한 환경을 인내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기업들의 볼멘소리가 나온다. 국방부는 KADEX 후원을 취소하든지, DX KOREA도 동일하게 후원해 기업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뒷말이 나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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