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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지난 달 백화점 매출액은 전년동월대비 0.2% 줄어 4월(-0.8%)에 두달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 매출액이 2개월 이상 연속 감소세를 보인 것은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11월~2021년 1월 이후 2년4개월 만이다.
소비의 또 다른 척도인 ‘카드 국내승인액’도 둔화하고 있다. 5월 카드 국내승인액은 전년동월대비 3.9% 증가하는데 그쳐 이 역시 2021년 1월(-2.0%) 이후 2년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카드 국내승인액은 지난 3월 전년 대비 9.0% 증가한 이후 4월(5.6%)에 이어 두달 연속 증가폭이 줄어들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월말 내수진작을 위해 숙박비 지원 등 국내여행 활성화 대책을 내놨으나 아직 뚜렷한 효과는 없는 분위기다. 지난 5월 고속도로 통행량은 오히려 전년 동월보다 1.1% 감소했고, 차량연료 판매량 역시 8.1%나 줄었다. 특히 부처님오신날의 대체공휴일 도입으로 작년과 달리 연휴가 만들어졌는데도 국내 여행이 오히려 줄어든 모습이다.
지난달 국내여행 수요가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늘어난 해외여행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4월 여행수지는 약 5억 달러 적자였다. 그나마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인해 4월 방한 중국인관광객수가 전년대비 1191.8%나 증가하면서 여행수지 적자를 줄였다. 중국인 관광객 입국이 제한적이었던 올해 1분기 여행수지 적자는 32억3500만 달러로 2019년 3분기(32억8000만 달러 적자) 이후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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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수출 부진 속에서 국내 경제를 지탱했던 민간소비가 하반기에도 계속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고소득층을 제외하고는 실질소득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득 하위 0~60% 구간에 있는 1~3분위 실질소득은 줄고 소득 상위 40% 이상이 있는 4~5분위는 늘면서 전체 실질소득은 전년과 같았다.
대면 서비스를 중심으로 가파르게 치솟던 서비스업 역시 주춤하는 모양새다. 지난 4월 서비스생산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1% 증가에 그쳐, 2021년 2월(-0.8%) 이후 2년2개월 만에 증가폭이 가장 작았다. 전월대비(계절조정)로는 3월(-0.5%), 4월(-0.3%) 2개월 연속 감소세다. 임환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리오프닝 수혜를 입은 숙박 및 음식업점업 생산은 이미 추세를 상회했다”며 향후 서비스업 반등세를 제한적으로 판단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한은이 하반기 경제성장률을 1.8%로 수정 전망했는데, 이는 잠재성장률(2.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경기침체가 계속될 것이란 의미”라며 “하반기도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여전히 물가도 높아 내수소비가 완만하게 회복할 것이라고 낙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백화점 매출액 감소는 지난해 4·5월에 워낙 소비를 많았던 것에 따른 기저효과”라며 “물가상승률이 둔화된 측면도 있기에 내수는 완만한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