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투심 무너뜨린 기대인플레 쇼크…나스닥 '연중 최저'

김정남 기자I 2022.10.15 06:05:56

불안한 랠리 하루 만에 3대지수 폭락
1년 기대인플레 한달만에 0.4%P 상승
채권시장 휘청…금리 폭등에 투심 악화
은행 실적 부진…혹독한 어닝시즌 예고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하루 만에 일제히 폭락했다. 높은 기대인플레이션 지표에 물가 공포가 더 커지면서, 주식 투자 심리가 고꾸라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사진=AFP 제공)


◇기대인플레 한달 만에 0.4%P↑

14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34% 하락한 2만9634.83에 마감했다. 하루 만에 다시 3만선이 무너졌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37% 내린 3583.07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지수는 3.08% 폭락한 1만321.39를 기록했다. 연중 최저치를 재차 하향 돌파하면서 2020년 7월 이후 2년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렸다. 3대 지수는 전날 불안한 랠리 이후 하루 만에 폭락했다.

3대 지수는 장 초반부터 급락했다. 이날 오전 10시 미시간대가 높은 기대인플레이션 수치를 발표하면서 물가 공포가 더 커졌기 때문이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추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 중간값은 5.1%로 지난달(4.7%) 대비 0.4%포인트 상승했다. 5년 기대인플레이션(2.7%→2.9%) 역시 올랐다. 이는 이번주 예상보다 뜨거웠던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와 함께 투심을 악화시켰다.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의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현재 시장이 예상하는 다음달 연준의 자이언트스텝 전망은 97.4%다. 4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올리는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초강경 긴축이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인플레이션 잡기가 최우선이라는 점을 또 강조했다. 그는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연설에서 “우리는 미국에서 해야 할 일에 대해 확신하고 있다”며 “물가 상승을 통제하기 위해 할 일이 아직 있다”고 밝혔다. 고금리·강달러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뜻이다.

뉴욕채권시장은 또 휘청였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4.517%까지 폭등했다(국채가격 폭락).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031%까지 올랐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장중 113.42까지 치솟았다.

◇혹독한 어닝시즌 예고한 은행들

월가 대형은행들은 이날 부진한 실적을 공개하면서 혹독한 어닝 시즌을 예고했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는 올해 3분기 순이익이 97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씨티그룹과 웰스파고의 경우 순이익이 각각 25%, 31% 급감했다. 모건스탠리는 3분기 26억3000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29% 감소한 수치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성명을 통해 “우리의 바로 앞에 커다란 역풍이 불고 있다”며 △심각한 인플레이션 △세계적인 금리 인상 △양적긴축(QT)의 불확실한 영향 △우크라이나 전쟁 △원유 공급의 불안정성 등을 거론했다. 그는 “방심하지 않고 나쁜 결과에 대해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UBS 글로벌 자산운용의 마크 헤펠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긴축의 누적된 효과가 미국 경제를 침체로 밀어 넣을 위험이 커졌다”며 “이는 기업들의 실적 전망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실적이 악화할 경우 주가는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날 나온 소비 지표는 부진했다. 지난달 소매 판매는전월과 같은 6840억달러로 나타났다. 월가 예상치(0.3% 증가)를 밑돌았다.

유럽의 주요국 증시는 미국과 달리 상승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67% 올랐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90% 뛰었다.

국제 유가는 침체 우려에 4% 가까이 폭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과 비교해 3.93% 하락한 배럴당 85.6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일 이후 최저치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