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자본시장을 위한 해법은]…한국편①
매크로 악재 속 증시 저평가 부각…PER 10배 하회
한국 거버넌스 문제…스탠더드만 돼도 코스피 2배로
주주행동주의 활발…'G' 넘어 ESG 가속화해야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코스피 5000.’ 지난 2007년에 이어 올해 대통령 선거 유세 기간에도 후보들 입에 오르내린 ‘꿈의 숫자’는 점점 더 멀어져만 가고 있다. 지난해 전인미답의 3300선을 뚫은 코스피 지수는 올 들어선 2200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국내외 거시경제 악재들이 증시를 짓누른 영향이 크지만,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요인을 빼놓을 수 없단 지적이다. 한국 경제와 기업이 자본시장에서 합당한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얘기다. 대표적인 밸류에이션 지표인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해까지 10년간 15.8배로, 선진국 평균(21.5배)와 신흥국 평균(19.6배)를 모두 밑돈다. 올해엔 10배마저 하회했다.
|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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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저평가 요인들 중에서도 특히 거버넌스(G·기업지배구조)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글로벌 기업 경영과 기관투자자의 중요한 지향점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한국에선 유독 거버넌스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분할로 모자회사의 ‘쪼개기 상장’ 논란부터,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 매도에 이르기까지 거버넌스 이슈로 떠들썩하다. 자산운용사 한 경영진은 “압축 성장의 부작용”이라고도 평가했다.
거버넌스 이슈는 국내 증시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의 강성부 대표는 한국 증시 저평가 요인으로 ‘상속 및 승계 환경’(세제·기업 문화)와 ‘이사회의 독립성 상실’을 꼽았다.
국내에서도 거버넌스 개선을 위한 움직임은 활발하다. 주주행동주의가 대표적이다. 다만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선 하루빨리 G를 넘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가속화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세계 기업들은 지속가능성을 위해 재무적 외 비재무적 가치들을 주목하고 있고, 그 열쇠는 ESG로 꼽힌다. ESG는 연기금과 운용사의 책임투자가 보편화되면서 글로벌 투자에 빠르게 내재화되는 추세다.
고형권 전 주OECD대한민국대표부 대사는 “유럽 등 OECD 회원국 들은 한국이 경제적으로 강한 나라라고 생각하고, ESG 모든 방면에서 책임을 다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는 “주변 증시와 비교하면 한국이 글로벌 스탠다드 수준의 거버넌스만 갖춰도 코스피는 지금의 2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본 기획물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 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