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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빚투·영끌(?)"…은행 가계대출, 반기 첫 감소 가능성

노희준 기자I 2022.06.04 05:00:00

5대 시중은행 5개월 연속 가계대출 감소세
인뱅 등 합쳐도 은행 전체 가계대출 상반기 줄듯
하반기 DSR 강화...내년 대출 성장도 둔화될듯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금리 급등 등의 영향으로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5개월 연속 줄어들면서 올해 상반기가 반기 기준으로 은행 가계대출이 감소하는 첫 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 내년에도 은행 대출 성장률이 주춤할 수 있다는 전망도 뒤따른다. ‘빚투와 영끌’은 옛말이 돼가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701조615억원으로, 전달보다 1조3302억원 줄었다. 1월부터 이어진 5개월째 감소세다. 지난달 감소폭은 전달(8020억원)보다 더 확대됐다.

(자료=금융권) 단위=억원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506조6723억원으로, 전달보다 5245억원 줄었다. 다만, 실수요 성격이 큰 전세대출은 5851억원 불어 132조4582억원으로 집계됐다. 신용대출 잔액은 131조7993억원으로 전달보다 6613억원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12월부터 이은 6개월째 감소세다.

올해 전달까지 가계대출 감소액은 7조9914억원에 달한다. 가계대출 감소액은 1월 1조3634억원, 2월 1조7522억원, 3월 2조7436억원, 4월 8020억원, 5월 1조3302억원으로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감소세는 금리 급등에다 자산시장 조정이 맞물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동산 시장 역시 새정부의 세부정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관망세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에 따르면, 4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4.05%로 한 달 새 0.07%포인트 높아졌다. 2014년 3월(4.09%)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84%에서 3.90%로 0.06%포인트 상승했다. 2013년 3월(3.97%) 이후 9년 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일반 신용대출 금리도 5.46%에서 5.62%로 한 달 새 0.16%포인트 올랐다. 2014년 6월(5.62%)이후 7년 10개월 만의 최고점이다.

증권가에서는 상반기 은행권 가계대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병건 D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4월 5대은행의 가계대출 감소금액 6조6000억원으로 인터넷뱅크의 증가금액 3조8000억원과 상쇄되지만, 이를 감안해도 여전히 감소 추세”라며 “반기기준으로 은행 가계대출이 감소하는 첫 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단위=조원) 자료=금융당국
일단 전체 은행권 가계대출은 4월에 석달 만에 소폭 증가세로 돌아선 상태다. 5대 시중은행 외 인뱅 등 다른 은행들의 대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4월 중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전달에 비해 1조3000억원 증가했다.

하반기에는 원리금 상환액을 연봉의 일정 금액으로 묶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강화된다. 7월부터는 총 대출액이 1억원을 초과하는 대출에 대해 DSR 40% 규제가 적용된다. 현재는 총 대출이 2억원 초과 경우에 적용되고 있다.

내년이 문제라는 전망이 뒤따른다. 애 애널리스트는 “가계대출 성장세가 회복되더라도 정부가 40조원 규모로 계획하고 있는 안심전환대출로 (은행의 연간 가계대출 증가 규모에 근접하는) 30조원 내외의 가계대출이 은행에서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며 “대기업여신의 증가 추세도 현재와 같이 유지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안심전환대출은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 대출로 갈아타는 상품이다. 정부는 하반기 20조원을 실시한 후 금리추이·시장수요·예산상황 등을 감안해 내년에 추가 최대 20조원 시행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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