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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시 송파구 가락동 아시아종묘(154030) 본사에서 만난 이 회사 류경오 대표는 “2년 전쯤 경기 하남에 문을 연 국내 첫 도시농업백화점 ‘채가원’이 지난해 매출액 42억원을 올리며 본궤도에 올라섰다. 올해는 50억원 이상 실적을 거두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류경오 대표는 건국대에서 원예학 석사를 마친 뒤 1986년 서울종묘에 입사했다. 당시 국내 종자 업계 2위였던 서울종묘에서 종자 수출을 위해 해외 각지를 누비던 그는 ‘종자 국산화’ 일념으로 1992년 아시아종묘를 창업했다.
류 대표는 창업 초기 상추와 치커리, 청경채 등 쌈채소 종자 국산화에 주력했다. 이어 양배추와 무, 브로콜리, 콜라비 등 배추과채소 종자 분야로 영역을 확장했다. 그 결과 류 대표가 이끄는 아시아종묘는 현재 농우바이오에 이어 국내 종자 업계 2위 자리에 올라 있다. 아시아종묘는 경기 이천 장호원과 전북 김제에 각각 생명공학육종연구소, 전남 해남에 남부채종연구소, 영암에 품질관리센터 등을 운영 중이다.
아시아종묘는 2014년 코넥스에 진입한 데 이어 2018년에는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했다. 이 회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내수시장이 침체했던 지난해에도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며 선전했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7% 늘어난 244억원이었으며, 영업이익은 23억원으로 143% 증가했다.
류 대표는 “2019년 말 채가원 문을 열었는데, 두 달 뒤 코로나19 사태가 터졌다. 운영 초기 걱정이 컸는데,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옥상이나 텃밭에서 반려식물을 키우는 움직임 역시 확산했다”며 “이에 채가원을 찾는 도시농부가 늘어나고 이는 매출액 확대로 이어졌다. 위기는 기회였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고양시 등 경기 북부 지역에 채가원 2호점을 내기 위해 부지를 알아보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채가원은 경기도 하남시 서하남IC 인근에 위치, 비료와 씨앗, 화분, 원예자재, 소도구 등 도시농업에 필요한 모든 자재를 판매한다.
류 대표는 코로나19 사태로 중단했던 해외 시장 확장 역시 올해를 기점으로 다시 불을 지핀다는 전략을 세웠다. 아시아종묘는 국산 종자를 전 세계 각지에 널리 알린다는 목표로 이미 인도와 베트남 등에 법인을 설립한 뒤 운영 중이다.
그는 “종자 산업은 바이어가 직접 찾아와 신품종을 눈으로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이어진 지난 2년 동안 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다행히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에서 최근 엔데믹(풍토병)으로 방역체제를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있고 바이어 역시 국내로 들어올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 하반기부터 해외 바이어를 다시 맞을 계획이며, 이를 위해 채가원과 육종연구소 등을 재정비하는 중이다. 이를 통해 매출액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지난해 38%에서 올해 45%까지 늘릴 계획”이라며 “내년에는 수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 대표는 국산 종자를 해외 시장에 널리 알리기 위한 연구·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후와 함께 각종 질병이 발생한다. 종자 역시 과거 품종으론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다양한 질병을 견뎌낼 수 있는 복합내병성품종을 만들기 위한 연구·개발 투자를 이어간다”고 말했다.
한편, 류 대표는 종자를 활용한 건강기능식품 등 신사업도 추진 중이다. 그는 “미인풋고추 등 종자를 활용해 혈액순환, 혈당조절 등을 돕는 분말, 환 제품을 판매 중”이라며 “건강기능식품 외에 샴푸와 컨디셔너, 주방세제 등 다양한 응용제품도 만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