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기자수첩]점점 미궁으로 빠지는 택배파업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정병묵 기자I 2022.03.02 04:32:00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 CJ대한통운본부(택배노조) 파업이 두 달을 훌쩍 넘기며 미궁 속으로 빠지고 있다. 여당의 개입으로 택배노조가 CJ대한통운 본사 점거는 해제했지만 파업 강행 기조는 바뀐 게 없다. 오히려 ‘사회적 합의기구’ 재가동으로 또 다른 갈등이 야기될 조짐도 보인다.

2월 28일 오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 택배노조 농성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을지로위원회 위원장(가운데)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은 2월 28일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농성장을 찾아 “사회적 합의기구에 참여했던 과로사대책위, 정부, 택배사, 대리점연합회, 소비자단체 등이 모여 이견이 있는 사안에 대해 추가 사회적 대화를 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택배노조는 이날 ‘전향적 조치’라며 점거를 바로 해제했다.

얼핏 여권의 중재로 극단적 상황은 피한 것으로 보이지만, 협상 당사자인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과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보고 있는 비노조택배기사들은 불만을 표한다.

무단 점거 해제 후 대리점연합은 “노사 간 문제인데도 노조의 출구를 마련하기 위해 또 다른 사회적 대화를 제안한 을지로위원회에 유감”이라며 “노조는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자 민주당을 이용해 대리점연합과 원청을 압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가 한 발짝도 양보하지 않아 협상이 평행선을 그렸는데, 을지로위원회가 원청도 사회적합의에 참여하라고 하면서 결국 노조의 편을 들어준 셈이라는 것이다.

한 비노조 택배기사는 “애초 개인사업자인 택배기사에게 노조 설립의 길을 열어준 게 이번 정부”라며 “지난해 여권이 주도한 사회적 합의 이후 갈등이 더욱 심해졌고, 파업이 극으로 치달으면서 비노조 기사들만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작년 택배노조를 향했던 국민들의 뜨거운 지지는 이번 파업과 불법 점거를 거치면서 차갑게 식었다. 여권의 이번 ‘중재’가 파업의 모멘텀을 잃은 노조에 돌파구를 마련해 주고 결국 또 다른 혼란을 초래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