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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에는 총 24개 기업(코스피 3곳, 코스닥 21곳)이 신규 상장을 마쳤다. 이는 코로나19 유행 초기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8곳)과 비교하면 3배나 늘어난 수치다. 특히 신규 상장기업들이 모두 공모가를 희망 밴드 최상단, 혹은 상단을 초과해 결정하는 등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받기도 했다. 여기에 올해부터는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물량의 50%에 대해 균등배정을 실시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이달 들어서 커진 증시 변동성 탓에 상장 첫 날 성적표는 희비가 갈렸다. 지난 23일 상장한 디지털 헬스 기업인 라이프시맨틱스(347700)는 수요예측과 청약에서 흥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하한가로 거래를 마쳤으며, 24일 상장한 ‘메타버스’ 관련주 자이언트스텝(289220)은 상한가에 이어 이날도 14% 넘게 급등하는 등 비슷한 시기에 상장한 종목들 간에도 첫 날 흐름이 확연히 달랐다. 최대어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는 ‘따상’(공모가를 시초가 2배로 형성 후 상한가)에는 성공했지만 이튿날부터 이날까지 5거래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렇게 변동성이 커진 시장 상황에서는 외부 변수의 영향이 적고, 상장 비용에 대한 부담 등이 적은 스팩합병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올해 1분기에는 원바이오젠(307280)(교보8호스팩과 합병), 현대무벡스(319400)(NH14호스팩과 합병) 총 2곳의 기업이 합병신주 상장을 마쳤다. 이어 오는 31일에는 피부미용기기 업체인 제이시스메디칼이 유안타제3호스팩(287410)과의 합병 신주를 상장한다. 이에 1분기 스팩합병을 통해 진출한 상장사는 총 3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곳)에 비해서는 1곳 적지만, 안정적인 상장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 ‘알짜 기업’ 안정적 진출 통로로 활용
특히 올해 시장의 ‘스팩 합병’ 기업들은 꾸준히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알짜 기업’들로 구성돼 있다. 지난달 9일 올해 첫 스팩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등장한 원바이오젠은 의료용 바이오 소재 기업으로, ‘습윤드레싱’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일동제약(249420), 종근당(185750) 등 다양한 대형 제약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이어 지난 12일 상장한 현대무벡스는 현대그룹의 스마트 물류 자동화 계열사로, 첨단 IT 기술을 통해 물류로봇시장으로 진출을 노리고 있다.
또한 오는 31일 합병신주를 상장하는 제이시스메디칼은 ‘울트라셀 큐플러스’, ‘포텐자’ 등 피부미용의료기기를 생산하고 있는 기업이다. 피부미용기기 시장의 높은 성장성에 힘입은 덕분에 지난 한 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16.6% 늘어난 114원을 기록,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이에 합병을 앞둔 유안타제3호스팩(287410)의 경우 지난 1월 한때 주가가 5190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며, 25일에도 종가 4400원으로 거래를 마쳐 스팩의 기준가(2000원) 2배가 넘는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스팩은 기업에 있어 하나의 상장 통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009년 비상장기업의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한 ‘페이퍼 컴퍼니’로서 국내에 도입된 스팩은 매년 10~20개에 달하는 기업의 상장기반으로 활용됐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변동성이 커졌던만큼 총 17개 기업이 스팩을 통해 상장, 지난 2017년(21개) 이래 3년여만의 최고치를 세운 바가 있기도 하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2010년 이후 스팩의 합병 성공률은 51%로 높은 편”이라며 “상장 과정 등에서 변동성이 없고, 공모자금의 변동성 등도 없어 기업 입장에서도 효율적인 상장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 2분기에도 세진중공업의 자회사인 환경장비업체 일승, 위지윅스튜디오(299900)의 자회사인 콘텐츠 제작업체 엔피 등 다양한 기업들이 스팩과의 합병을 통해 증시에 진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