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를 선언한 지난 26일 한 말입니다. 결심을 굳힌 이후 같은 파란색 운동화를 신고 나오자 의미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유명 브랜드도 아닌 이 신발을 계속 신고 다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
캠프 측에 문의하니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있었던 2018년에 구입한 신발이라고 합니다. 당시 박 전 장관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경선에서 맞붙었으나 패했습니다. 경선 결과가 나온 후에는 승복하고 전국을 돌며 지원 유세를 펼쳤습니다. 이듬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직을 맡았으니 아마 3년 가까이 박 장관의 신발장 한 켠을 차지해 왔을 겁니다.
박 전 장관이 파란 운동화를 신고 선거운동에 나선 것을 놓고 ‘친문’ 지지층에 구애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발로 뛰는 현장형 시장’ 임을 강조하려는 의미도 있을 겁니다.
사실 선거전에 나서는 후보자가 당을 상징하는 색의 운동화를 신는 것은 그리 특별한 것은 아닙니다. 지난해 4·15총선에서도 많은 민주당 후보들이 파란색 운동화를,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들은 핑크 혹은 빨간 색 운동화를 신은 모습이 자주 목격됐습니다.
그럼에도 이 파란 운동화가 취재진의 시선을 끈 것은 박 전 장관이 유독 신발과 얽힌 에피소드가 많은 정치인이기 때문입니다. 2014년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였던 박 전 장관은 의원총회에 찢어진 구두를 신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고가인 페라가모의 구두였는데 왼쪽 발등이 7㎝가량 찢어져 발등이 다 보일 정도였습니다. 당시 보수층에서는 “일부러 찢은 게 아니냐”고 의심하기도 했습니다.
장관 시절에는 취임 100일을 기념해 중기부 직원들로부터 개성공단 입주기업에서 생산한 구두를 선물 받기기도 했습니다. 당시 박 전 장관은 “남북경협과 개성공단 재개를 위해 쉬지 않고 노력하겠습니다. 개성공단을 가게 되면 꼭 이 구두를 신고 가겠습니다”라고 감사함을 표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