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간은 벌써 11년이 흘렀고 오는 12월 13일 조두순은 만기 복역 후 출소할 예정이다. 국정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강조하면 지시했지만 11년이 흐른 지금 변한 것은 하나도 없다.
조두순은 출소 후 자신이 범죄를 저질렀던 경기도 안산에서 거주할 예정이다. 문제는 피해자도 안산에 살고 있다는 점이다.
조두순이 ‘안산’으로 돌아간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안산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안산시가 CC(폐쇄회로)TV를 늘리고, 법무부가 조두순을 특별 관리하겠다고 진화했지만 소용없었다.
안산시장까지 나서 법무부에 성범죄자 관련 ‘보호수용법’ 제정을 긴급 요청했다. 전문가들도 ‘보호수용제’를 도입해 조두순 출소 전에 적용해야 한다고 연일 방송에서 강조하고 있다.
|
A씨는 “11년 전에 정부가 조두순을 격리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다. 정부의 약속을 지금도 믿고 있다”라며 “‘조두순 격리법안’을 출소 전에 입법해주실 것을 간곡히 청한다”고 호소했다.
더 큰 문제는 지금 보호수용법을 제정한다고 하더라도 조두순을 격리할 방법은 없다는 점이다. 법무부는 “기존에 제출된 보호수용법안에는 소급적용규정이 없어 조두순 등에게는 적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보호수용법안은 19대 국회 정부안으로 제출했지만 인권침해 등의 논란으로 임기가 만료돼 폐기됐다.
20대 국회에서는 국가인권위원회, 기획재정부 등의 반대로 입법 예고 후 국회에 제출되지 못했다. 윤상직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도 발의했지만 지난 2018년 9월 법제사법위원회까지 상정된 후 별다른 논의를 거치지 못하고 올해 5월 말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
국민들은 그동안 소극적이던 정치권이 조두순 출소를 앞두고 부랴부랴 관련 법안을 발의하는 모습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조두순 방지법’ 법안을 낸 고영인 민주당 의원(경기 안산시단원구갑)은 17일 한 방송에서 “이러한 법안이 최근에 갑작스럽게 나오는 것에 대해서 겸허한 마음으로 (비판을) 받아들이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요구가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법률들이 쏟아지고 있다”며 “이낙연 당 대표도 이 부분을 시급히 마련하라고 하는 지침이 있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지난 총선 기간에 이 부분을 약속한 것으로 알고 있다. 사회적 논의를 통해 시행되도록 조치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조두순 사건 피해자 부친의 편지를 공개한 김병욱 의원도 같은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그동안 국회나 정부가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시간을 놓쳤다”며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라고 말했다.
본인이 발의한 ‘조두순 격리법’에 대해 “조두순 등 아동 대상 성폭력 범죄자와 강력 성범죄자를 대상으로 출소 후에도 1년 이상, 10년 이하 범위에서 별도의 보호수용 기간을 두고 사회 복귀를 도와야 한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흉악범을 완전히 격리하는 방법을 빨리 도입해 일반 국민과 피해자들로부터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