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맥 1만원' 시대 열리나…3일 주세개편안 공개

조해영 기자I 2019.06.02 03:00:00

조세연구원, 3일 주세개편 연구용역 결과 발표
업계 내 이견·주류 가격 인상 우려에 발표 미뤄져
"빠르면 이달 중으로 개편안 발표할 것"

연합뉴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조해영 기자] 한 달 넘게 미뤄졌던 주세개편안이 빠르면 이번 달 중으로 발표된다. 정부는 다음 주 국책연구기관이 발표하는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개편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2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은 오는 3일 오후 3시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주류 과세 체계의 개편에 관한 공청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공청회에는 홍범교 조세연 연구기획실장을 비롯해 양순필 기재부 환경에너지세제과장, 이준규 경희대 경영대 교수, 강성태 한국주류산업협회 회장 등이 참석한다. 공청회에서 조세연은 단일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세개편안 발표는 업계 반발과 부정적 여론 등으로 한 달 넘게 미뤄져 왔다. 애초 기재부는 5월 초 주세개편안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으나 김병규 기재부 세제실장은 지난달 7일 “업계 내 이견 조율과 실무 검토에 추가 시간이 필요하다”며 발표를 연기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세금을 매기는 기준을 가격(종가세)에서 양(종량세)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번에 주세가 개편된다면 지난 1969년 종가세가 도입된 후 50년 만이다.

주류업계 내에선 의견이 엇갈린다. 맥주업계는 외국 맥주와 과세표준이 달라 가격 경쟁력면에서 뒤처졌던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제맥주협회는 지난달 기재부의 주세법 개정 연기 소식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며 종량세 전환을 강력 촉구했다.

반면 증류주·과실주업계 등은 제조와 유통, 판매 구조 등 주세개편으로 인한 불확실성 우려가 있는 만큼 이에 확실히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점도 정부에는 부담이다. 주세개편으로 일부 소주나 생맥주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비교적 저렴해 ‘서민 술’로 여겨지는 소주와 맥주의 가격 인상 여지가 관건이다. 실제로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 등 주류분야 1~2위 업체들이 지난 4~5월부터 출고가를 인상하며 ‘소맥 1만원 시대’가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처럼 가격 인상 조짐이 보이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월 주세개편안에 대해 “가격이 인상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과 국민·업종·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는 두 가지를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하는 등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주세개편안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될 지는 말하기 어려우나 빠르면 이달 중으로 개편안을 발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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