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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왕' 빌 그로스, 48년 몸담았던 채권시장과 작별..'은퇴'

이준기 기자I 2019.02.05 04:01:26

"그동안 신뢰·지지 보내준 고객들에 감사"
''갈등'' 핌코 측도 "채권관리 선구자" 칭송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채권왕’으로 불렸던 빌 그로스(75·사진)가 채권시장에 작별을 고했다. 채권시장의 한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된 셈이다.

빌 그로스가 재직 중인 야누스 헨더슨 캐피털 그룹은 4일(현지시간) “그로스가 내달 1일 자로 은퇴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로스도 별도의 성명을 내어 “지난 40여 년간 멋진 여행을 했다. 항상 고객 이익을 위해 노력했고, 액티브 채권투자 기법을 새롭게 개발하려고 했다”며 “그동안 고객들이 보내준 신뢰와 지지에 감사할 뿐”이라고 전했다.

그로스는 1971년 핌코(PIMCO)를 공동 설립, 세계 최대 채권투자 회사로 키운 인물로 유명하다. 그가 운용한 토털리턴 펀드는 한때 15년간 연평균 6.22%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 자산이 3000억달러에 달하면서 ‘채권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핌코와의 내부 갈등으로 회사를 나온 그로스는 2014년 야누스 헨더슨에 합류했다. 그러나 예전 같은 예측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채권왕’ 타이틀을 제프라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에게 빼앗기기도 했다.

그럼에도, 월가(街)에서 그로스가 차지하는 영향력은 막대했다. 한때 보너스·보상금 등을 놓고 법정 공방을 벌였던 핌코 측은 이날 “그로스는 액티브 채권관리의 선구자”라고 치켜세운 뒤 “잘 지내길 바란다”고 밝혔다. 핌코는 ‘빌 그로스 상(award)’을 제정, 매년 시상할 예정이다.

평소 그로스와 냉담한 사이였던 엘 엘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자문도 “빌 그로스는 많은 투자자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 투자접근법과 프레임워크 혁명을 남긴 인물”이라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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