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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114 조사 결과 1월 셋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값은 0.06% 내리며 10주째 하락세다. 지난 2014년 3~6월 12주 연속 내린 이후 최장 기간 약세다. 수도권도 파주·군포·광명·안양·평택·과천 등 올해 새 아파트 입주 물량 많은 곳 위주로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종부세 등 커진 세부담에 심리적 위축”
전문가들은 잇따른 정부 규제와 지난해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 전반적인 소비심리 위축 등이 최근 집값 하락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대폭 커지면서 다주택자들의 매물은 갈수록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부터 공정시장가액비율이 80%에서 85%로 인상된데다 종부세 세율도 최대 3.2%로 오르고 공시가 인상도 예고돼 집을 사려던 사람들도 주춤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3기 신도시 발표 등 강력한 공급 확대책도 향후 집값 상승 기대감을 꺾는 데 일조하고 있다”며 “거래량까지 급감하면서 급매물도 팔리지 않는 극도의 침체 분위기가 당분간 시장을 지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18일 기준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량(신고 건수 기준)은 915건으로 하루 평균으로 환산하면 57.2건에 불과하다.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이 장기 침체에 빠졌던 2013년 1월(일평균 38.6건) 이후 6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는 방향은 맞게 설정했는데 그 속도가 문제다. 항상 과속이 문제인데 너무 속도를 냈다”면서 “정부가 한 번에 집값을 잡겠다며 무리하게 규제를 한 탓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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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작년에 나온 세금 확대, 대출 규제 등은 시장에 알려진 재료인 만큼 이번 집값 급락은 공시가 현실화가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공시가가 최대 3배까지 오른다는 얘기에 사람들이 화들짝 놀라 몸을 사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변창흠 세종대 교수는 전반적인 부동산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는 데서 원인을 찾았다. 그는 “작년에도 무역수지 악화 등 경기가 좋지 않았고 금리도 올라 집값이 오를 여건이 아니었는데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 때문에 뛰었던 것”이라며 “반면 올해는 그런 요소가 제거돼 연초부터 주택시장이 냉랭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사철 지나 봐야 진짜 침체인지 알 수 있다”
올 한해 집값 하락세는 계속될까. 우선 지금은 부동산 거래 비수기인 만큼 본격적인 이사철이 돼 봐야 지금 시장 침체가 진짜 침체인지 알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침체가 장기화할 것인지 여부는 일단 1분기(1~3월)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다.
함영진 랩장은 “올들어 강남권은 호가가 2억원 정도 떨어진 단지가 수두룩한데 비수기인데다 매수자 우위시장이어서 매물을 내놔도 안 팔리는 분위기”라며 “다만 봄 이사철에도 지금과 같은 흐름이 계속된다면 가격 조정이 조금 더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작년 9·13 대책 발표 이후 거래량이 생각보다 많이 떨어졌다”며 “현재로선 거래량 회복 여부가 관건인데 위축된 소비 심리가 회복되지 못한다면 조정장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원갑 위원은 “지금은 분명히 조정기다. 작년에 특히 많이 오른 강남권 재건축을 비롯해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지를 중심으로 더 떨어질 것”이라면서도 “올 한 해 전망은 1분기까지 지켜봐야 알 수 있다. 거래가 1분기 내내 살아나지 않으면 시장은 완전히 약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경기에 대한 소비심리 회복 여부다. 변창흠 교수는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서 고급아파트 등 좋은 주택에서 살고 싶어하는 수요는 많다”며 “현재 극도로 위축된 구매 심리가 누그러지면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집을 사야겠다는 이들이 서서히 생겨나고 얼어붙은 시장이 활기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