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조정래·황호준 '위안부 소녀의 넋' 국악으로 기린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장병호 기자I 2017.12.04 05:30:00

2016년 개봉 영화 ''귀향'' 국악공연으로
서울시청소년국악단 연주…5일 무대에
영상감독·메인 테마곡 작곡으로 호흡
"위안부 문제 해결돼도 기억 잊지 말아야"

서울시청소년국악단 ‘귀향-끝나지 않을 노래’ 공연을 앞둔 조정래 감독(왼쪽)과 작곡가 황호준은 “위안부 문제는 꼭 해결돼야 한다”면서 “할머니들의 기억 또한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사진=세종문화회관).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위안부 할머니들의 삶은 스스로의 의지와 상관없이 폭력으로 시간이 중단돼 있다. 삶의 시간이 멈추기 전인 할머니들이 소녀였을 때의 꿈을 음악으로 아름답게 담았다. 이 음악으로 할머니들의 멈춘 시간을 다시 흘러가게 하고 싶다.”

2016년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의 이야기를 그려 전국 358만여 명 관객을 동원한 영화 ‘귀향’이 국악 공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서울시청소년국악단의 ‘귀향-끝나지 않을 노래’(5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다.

‘귀향’을 연출한 조정래(44) 감독, 작가 황석영의 아들이자 국악작곡가인 황호준(45)이 이번 공연에 함께한다. 조 감독은 영상감독을 맡아 영화 속 주요 장면을 새로 편집해 선보인다. 황 작곡가는 이번 공연을 위해 작곡한 ‘귀향’을 메인 테마곡으로 초연한다. 공연 막바지 준비로 바쁜 두 사람을 최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의 서울시청소년국악단 연습실에서 만났다.

쉽지 않은 주제의 공연인 만큼 두 사람의 마음도 남달랐다. 황 작곡가는 “아픔의 경험을 가진 이들의 기억을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쉽지 않기에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누군가를 위해 마음을 쓰는 것이 힘든 요즘 위안부 할머니의 이야기를 공연으로 선보일 수 있게 돼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청소년국악단 ‘귀향-끝나지 않을 노래’에 참여한 조정래 감독(왼쪽), 작곡가 황호준(사진=세종문화회관).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많은 이들의 노력에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위안부 할머니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아이 캔 스피크’가 개봉해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지난 10월에는 위안부 기록물에 대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이 일본의 방해로 보류돼 안타까움을 남겼다.

황 작곡가는 이번 공연이 예술가와 예술단체로서 해야 하는 책무임을 강조했다. 그는 “멀게는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부터 가깝게는 세월호까지 슬픔과 아픔으로 시간이 중단된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면서 “이들의 시간을 다시 흘러가게 하는 것이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의무이자 예술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귀향’은 위안부 할머니의 영혼을 기리는 한 편의 ‘씻김굿’과 같은 영화다. 서울시청소년국악단은 잔혹하고 불편한 기억이지만 잊을 수 없고 잊어서도 안되는 역사라는 생각으로 이번 공연을 기획했다. 조 감독은 “위안부 문제는 언젠가는 꼭 끝나야 하지만 그 기억만큼은 계속해서 가져가야 한다”며 “이는 ‘끝나지 않는 노래’라는 부제의 의미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공연은 ‘이별’ ‘고향’ ‘지옥’ ‘진혼’ ‘끝나지 않을 노래’ ‘귀향’으로 테마를 나눠 선곡한 6곡으로 꾸민다. 영화에 삽입된 ‘가시리’ ‘언니야… 집에 가자’ ‘아리랑’과 진도 씻김굿을 바탕으로 하는 ‘씻김’, 국악 밴드 잠비나이의 ‘커넥션’을 편곡한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황 작곡가가 작곡한 ‘귀향’은 두 파트로 나눠 공연한다. 이전에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주제로 한 곡을 작곡한 적 있지만 이번 작업은 유난히 힘들었다. 황 작곡가는 “작곡가로서의 욕심에서 벗어나 위안부 할머니라는 주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며 곡을 썼다”면서 “소녀였을 때 폭력으로 멈춰버린 할머니들의 시간이 다시 흘렀으면 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청소년국악단 ‘귀향-끝나지 않을 노래’ 연습 장면(사진=세종문화회관).


조 감독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새로운 영화를 연출하지 않을 계획이다. 최근까지도 일본 삿포로에서 ‘귀향’과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의 상영회를 여는 등 위안부 문제를 국내외에 알리는데 앞장서고 있다. 내년에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모여 살고 있는 ‘나눔의 집’ 헌정 영화로 제작한 다큐멘터리 ‘에움길’을 선보일 예정이다. 조 감독은 “스크린이 아닌 무대 위에서 음악과 영상을 통해 남아계신 33분 할머니를 함께 생각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 감독과 황 작곡가는 중앙대 출신으로 절친한 사이다. 조 감독이 속해 있는 ‘판소리공장 바닥소리’의 작업에 황 작곡가가 참여한 적도 있다. 황 작곡가는 “조 감독의 영화작업도 함께 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이번 공연으로 조금이나마 소원풀이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조 감독의 집념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며 “개인적으로는 이번 작업이 예술가로서의 욕심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돼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지

`위안부 합의` 후속조치

- 日 외무성 “위안부 소녀상 설치 저지 노력할 것” - 김동철 "아베 방한..文정부, 위안부 합의 분명한 메시지 전달해야" - 고민 끝 평창 오는 아베..위안부 합의 논란 재점화?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