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명문 한동대 학생만족도 연·고대 눌렀다 

신하영 기자I 2017.06.05 05:00:52

인하대·성대·한양대·서강대 순으로 낮고...사이버대·지방대 높아
국공립대 중 UNIST·서울대·교원대·KAIST도 중도탈락생 적어
서울대 자퇴생 156명..."대부분 의대·치대로 빠져나가" 분석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대학에선 신입생 모집 못지않게 뽑아놓은 학생이 떠나지 않도록 관리하는 일이 중요하다. 자퇴나 미 복학으로 학생 유출이 많은 학교일수록 학생들이 학교에 대한 만족도가 낮다. 반면 학생의 학교 만족도가 높은 대학일 수록 중도탈락률이 낮다. 중도탈락률이 낮다는 것은 지금 다니는 학교를 그만두고 다른 대안을 찾는 학생이 그만큼 적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중도탈락률은 통상 해당 대학의 학생 만족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쓰인다. 특히 유출된 학생 수만큼 등록금 수입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중도탈락률은 재정 운영 측면에서도 중요한 지표다.

◇ 한동대·연대·고대·인하대 중도탈락 1%대

이데일리가 재학생 2000명 이상 전국 171개 4년제 대학(사이버대 포함)의 '2016년 대학 중도탈락 학생 현황'을 조사한 결과 사립대 중 한동대의 중도탈락률이 1.3%로 가장 낮았다. 중도탈락률은 전체 재학생 중 자퇴나 미복학·미등록으로 빠져나간 학생 비율을 나타낸다. 스스로 학교를 그만뒀거나 복학을 하지 않아 제적된 인원이다. 

한동대에 이어 △연세대(1.6%) △고려대(1.7%) △인하대(1.8%) △성균관대(2%) △한양대·서강대(각 2.1%)순으로 중도탈락률이 낮았다. 한동대는 1995년 경북 포항에서 기독교 이념을 바탕으로 설립한 대학이다. 재학생 4030명(휴학생 제외)의 비교적 작은 대학이지만 대입 시장에선 이미 ‘강소(强小) 대학’으로 이미지를 굳힌 지 오래다.  

곽진한 한동대 교무처장은 “학생들 사이에서 한동대가 기독교대학 중 신흥 명문으로 인식되고 있어 점수에 따라 지원한 학생보다는 목적의식을 갖고 입학한 학생이 많다”며 “특히 무 전공으로 입학한 뒤 여러 과목을 듣고 적성에 따라 전공을 선택한 뒤 언제든 이를 바꿀 수 있다는 점이 장점”라고 소개했다.

사립대 중도탈락생 비율. (자료= 대학알리미)
◇ 서울대 중도탈락, 의대·치대 노린 '반수생'

국공립대 중에선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1%로 중도탈락률이 가장 낮다. 이어 △서울대·한국교원대(각 1.1%) △KAIST(1.6%) △한국체육대·한국예술종합학교(각 2.1%) 순으로 나타났다. 

UNIST는 KAIST·광주과기원(GIST)과 같이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대학이다. 전체 운영 예산의 절반 이상을 정부로부터 지원받기 때문에 국립대에 가깝다. 학생들은 평점 3.3 이상이면 등록금 전액을 면제받는다. 평점 3.3점 미만 학생도 국가장학금 등 외부장학금을 받기 때문에 대부분 학비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다. 수업은 100% 영어로 진행되며 전임교원강의 강의담당비율은 2016년 기준 80.1%로 전국 평균(64.4%)보다 15.7%포인트나 높다.

장준용 UNIST 홍보팀장은 “신입생 대부분이 연구자나 과학자를 목표로 입학하는데 학부 2학년부터 자유롭게 연구에 참여해 학점도 딸 수 있다”며 “평점 2.7점 미만 학생만 아니면 대부분 전액 등록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서울대는 중도탈락률이 1.1%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낮다. 하지만 전국 1위를 UNIST에 내줬다는 점에서 ‘국내 최고 학부’로서의 자부심이 구겨지는 대목이다. 2016년 중도탈락생 239명 중 자퇴생이 65.2%(156명)다. 나머지 20%(48명)는 등록금을 내지 않아 제적된 미 등록이며, 11.7%(28명)는 학사경고 누적에 따른 제적생이다.

서울대 자퇴생은 대부분 의과대나 치과대로 빠져나간 인원으로 파악된다. 대부분 입학 후 ‘반수(半修)’를 택한 뒤 의대·치대 합격 후 자퇴서를 낸 학생이다. 최근 서울대 학적과가 조사한 ‘2011년~2013년 자퇴생 추이’에 따르면 학생 374명 중 절반 정도인 179명(48%)은 1학년 1학기 때 학교를 그만뒀다.

유덕영 서울대 학사과장은 “본인의 전공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전과가 가능한 데도 굳이 자퇴를 하는 이유는 부분 의대·치대를 노린 반수생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사이버대·지방사립대 유출 학생 많아 고민

온라인 수업 중심의 사이버대·디지털대 등 원격대학은 대체로 중도탈락률이 높았다. 직장인 등 성인학습자가 대다수인 학교 특성상 공부할 여건이 안 돼 자퇴·미복학을 택한 학생이 많은 탓이다.  한국열린사이버대가 29.1%로 가장 높았으며 △사이버한국외대 23.3% △경희사이버대 21.4%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20.1% △세종사이버대 19.3% 순이다.

전국 21개 사이버대학 협의체인 한국 원격대학협의회의 김영철 사무국장은 “사이버대학에는 직장인 재학생이 많기 때문에 개인의 경제적 사정에 따라서 공부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원격대학을 제외하면 지방 사립대의 중도탈락률이 높았다. 세한대가 16.5%로 가장 높았으며 △대구예술대 15.5% △경주대 14.4% △가톨릭관동대 13.9% △유원대 10.1% 순이다.

중도탈락률이 높은 지방 사립대에선 수도권 대학으로 유출되는 학생이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임채경 대구예술대 교무처장은 “자퇴하는 학생 중에선 수도권 대학이나 인근의 지명도 높은 대학으로 편입하는 학생이 많다”며 “학생 유출을 줄이기 위해 예술관 증축, 학생 장학금 확충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한대 관계자도 “자퇴하는 학생들로부터 사유서를 받아보면 다른 대학으로의 편입 목적이 많다”며 “아무래도 졸업 후 취업을 고려, 수도권 대학으로 편입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도 탈락률이란

재학 중인 학생이 중도에 자퇴하거나 휴학 후 복학·등록을 하지 않아 제적되는 경우를 말한다. 대부분 자의에 의해 학교를 그만 둔 것으로 학생 만족도와 상관관계를 보인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