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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연휴 반쪽특수①] 中 노동절·日 골든위크, ‘특수’는 없다

강경록 기자I 2017.05.01 00:01:00

中 관광객 지난해보다 60% 이상 줄듯
한반도 위기설 대두로 日 관광객도 발길 끊어

4월의 마지막 날이자 황금연휴 기간인 3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을 앞둔 관광객들이 출국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방한 시장이 급격하게 얼어붙으면서 국내 관광업계의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다.

올해 관광업계 최대 성수기인 중국의 노동절(4월 29일~5월 1일), 일본의 골든위크(5월 3일~7일) 기간 예약율은 역대 최악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국인은 해외로 빠져나가지만 외국인이 한국을 방문하는 숫자는 줄어든 탓이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보복에 이어 일본의 ‘한반도 전쟁설’까지 겹치면서다.

30일 국내 한 여행사는 중국의 노동절 기간 중국 단체 관광객 예약자는 “단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 지난 3월 15일 중국 당국의 ‘한국행 단체 관광 상품 판매 금지’ 조치에 따른 여파가 노농절 연휴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인 씨트립의 설문 조사에서도 올해 희망 여행지로 한국을 뽑은 비율은 1.4%로 전체 16위에 그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에는 같은 조사에서 3위를 기록했다.

일본 관광객이 한국 관광을 대거 취소한 것도 한몫했다. 최근 ‘북핵 이슈’가 터지면서 일본 정부가 ‘한반도 위기설’을 부추기고 있어서다. 일본 관광업계 관계자는 “북핵 이슈로 일본 외무성이 한국행 주의령을 내린 이후 일본인 3000~4000명이 한국 관광 예약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 지방자치단체들은 한국으로의 학생 파견이나 수학여행 등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일본 관광객 증가율은 20%대(전년 동기대비)에 이르렀지만, 이후 북핵 관련 ‘한반도 위기설’이 대두된 4월 중순부터 2~3%대로 곤두박질 쳤다. 한국관광공사의 한 관계자는 “일본에서 한반도 상황이 과장돼서 보도되는 경향이 있어 일본인들이 불안감에 여행을 연기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제주도 상황도 심각하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황금연휴(4월 29일~ 5월 9일) 기간 제주에 입도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3만 6000명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8% 감소한 수치다. 중국 영향이 컸다. 중국 관광객은 노동절 기간에 4960명이 방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만 7917명에서 82% 줄어든 수치다. 일본인 관광객도 950명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와 비교해 67.4% 감소한 수치다. 그나마 위안거리는 내국인 관광객이 대폭 늘어난 점이다.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연휴 기간 45만 2000명으로 지난해(38만 828명)보다 18.7%가 증가했다.

다행스러운 점은 국내 중·고교 수학여행단이 중국 등 해외 대신 제주와 강원 등 관광지를 선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한국인이 국내 관광 살리기에 동참하면서 그나마 숨통이 트였다는 분석이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비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면서 “위기에 처한 관광업계에 관광진흥기금을 추가 편성해 운영자금을 지원하고, 내국인의 국내 관광을 유도하는 방법도 관광 시장 활력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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