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이 부진한 브랜드를 백화점에서 철수하고 온라인에 주력하는 한편, 브랜드별로 주요 판매망을 명확히 구별하고 마케팅을 집중해 침체기에 진입한 패션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최근 21년된 남성복 ‘엠비오’ 사업을 접는 한편, 갤럭시(백화점)·로가디스(가두점)·비이커(플래그십스토어)를 주요 채널별로 나눠 판매 전략을 집중하고 있다.
지금까지 남성복 등 고가 의류는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의류 매출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서 ‘탈(脫) 백화점화(化)’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양상이다.
통계청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에서 판매된 의복 매출은 29조 2020억원으로 전년(29조 3230억원)보다 0.4% 줄었다. 올 상반기 의복 판매는 온라인 채널과 오픈마켓 등 전자상거래에서 30.8% 증가했다.
따라서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브랜드별 채널 전략을 가동하는 동시에 온라인 부문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온라인 채널인 ‘SSF샵’을 통합해 갤럭시, 로가디스, 구호, 빈폴, 에잇세컨즈 등 모든 의류를 판매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워지면 브랜드 콘셉트를 명확히 하는 게 중요하다. 브랜드별로 겹치는 부분의 손실을 없애야 한다”며 “백화점 비중을 낮추고 가두점과 온라인 부문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
LF 관계자는 “위축된 경기가 회복될 기미가 없다. 우리가 제어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유통 채널별로 채널에 맞는 브랜드 마케팅 전략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 패션부문과 LF 등 패션기업들의 변신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의류의 비중은 앞으로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의류 소비가 양극화되면서 값비싼 브랜드와 패스트 패션이 아닌 어중간한 포지셔닝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가의 브랜드들이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다. 브랜드와 채널망을 재편하면서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겠지만 이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패션 시장에서 양극화는 더 심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
☞ [기자수첩]"버티는 게 목표"라는 패션업계, 무기력증 떨쳐야
☞ 패션뷰티 OEM·ODM 기업의 외도…고객사를 넘보다
☞ "폐자재를 한정판 명품으로"…패션업계 업사이클링이 뜬다
☞ 패션업계, '딸 경영' 전성시대
☞ 패션업계, '래시가드' 시장쟁탈 총력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