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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쟁이 30년, 티머니 CEO 3년..IT한류 전도사 되다

김관용 기자I 2015.02.09 01:02:55

[성공異야기]최대성 한국스마트카드 대표이사 인터뷰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교통카드를 넘어 생활카드로 진화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입니다. 소액결제 서비스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서비스를 제공해 핀테크(기술금융) 분야 선도기업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최대성 한국스마트카드 대표는 LG그룹 전산직 사원으로 입사해 30여년 만에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성공한 ‘전산쟁이’로 꼽힌다.

1983년 럭키(현 LG화학)의 정보시스템부에 입사해 전산업무를 처음 시작한 최 대표는 1987년 LG그룹과 미국 EDS가 합작해 설립한 LG CNS(구 STM)로 자리를 옮겼다. 이전 회사에서는 독학으로 공부했지만, STM으로 와서는 미국의 선진 시스템통합(SI) 기술과 방법론을 배우는 기회가 됐다고 했다.

최 대표의 능력은 LG CNS 기술연구부문 기술전략팀장으로 일하면서 빛을 발했다. 컴퓨터가 2000년 이후의 연도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결함이 발생할 것이라는 ‘Y2K’ 당시 LG그룹 전체 Y2K 대응 프로젝트를 총괄한 것이다.

특히 최 대표는 2002년 외환은행이 발주한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국내 금융권 최초로 주전산시스템을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로 바꾸는 프로젝트를 성공시켰다. 최 대표는 “지금은 대부분의 금융사가 유닉스를 주전산기로 사용하고 있지만 당시에는 메인프레임 이외의 컴퓨팅 장비를 생각하지 못했던 때”라면서 “유닉스 시스템에 대한 안전성이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상 승산이 없는 게임이었다”고 말했다.

서울시 중구 서울시티타워 1층에 마련된 티머니 교통카드 체험장에서 최대성 한국스마트카드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한국스마트카드]
그러나 최 대표는 6개월 동안의 사전테스트(BMT)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국내 금융 IT시스템의 유닉스화에 물꼬를 텄다. 이후 그가 이끌었던 LG CNS 팀은 신한은행과 조흥은행 통합 프로젝트, 하나은행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업 등을 잇달아 따내며 금융 IT시스템 구축 비용을 줄인 장본인으로 평가받았다.

최 대표는 LG CNS에서 10여년 가깝게 금융 관련 업무를 담당하면서 IT와 금융을 아우르는 전문가로 자리잡았다. 이같은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 2012년 한국스마트카드의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한국스마트카드는 교통카드인 ‘티머니’를 발행하면서 지하철, 버스, 택시 등의 교통카드 정산업무를 수행하는 업체다. 1대 주주가 서울시, 2대 주주가 LG CNS다.

최 대표는 “한국스마트카드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 공공성과 민간기업이 추구하는 수익성 및 성장성을 동시에 만족하는 길을 찾는게 주 역할이었다”면서 “이는 일시적인 매출을 위한 경영이 아니라 고객에게 인프라를 통해 감동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출을 일으키는 게 해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대표이사 취임 3년 성과, “교통카드에서 생활카드로 진화”

CEO 취임 3년차의 소회를 묻는 말에 최 대표는 “수도권 중심에서 전국사업자로 거듭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고 역설했다. 지난 해에는 고속버스 사업을 수주했다. 유통점인 CU의 전국 매장에서 티머니로 결제할 수 있게 한 것도 성과다. 지방버스와 택시 고객을 추가로 유치하기도 했다.

최 대표의 말처럼 티머니는 단순한 교통카드 역할을 떠나 ‘생활카드’로 진화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충전없이 신용카드로 후불 청구되는 서비스를 신한카드와 함께 선보였으며 우리카드와의 제휴를 통해 후불형 모바일 티머니 서비스를 확대했다.

이와함께 GS슈퍼마켓·CU·스타벅스·아모레퍼시픽·현대백화점 등 전국 10만 여 유통가맹점에서 티머니와 모바일 티머니를 통해 결제에 사용할 수 있다. 농협·신협·우체국·신한·하나·우리·제주 은행 등 전국 7개 은행 5만1000여대의 ATM을 통해 티머니 충전과 환불 서비스가 제공된다. 현금 뿐 아니라 카드, 계좌이체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GS리테일·SPC그룹·아모레퍼시픽 등과 제휴해 다양한 멤버십 포인트 서비스도 제공한다.

최 대표는 “한국스마트카드 직원수가 200여명에 불과하지만 연간 정산금액은 10조원을 넘어서고 있다”고 했다. 하루 2000만 건의 정산을 처리하고 있으며 일 평균 정산금은 273억원을 돌파했다. 티머니 카드 사용만 지난해 교통결제 부문에서 1조 8000억원, 유통결제 부문은 2400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최 대표는 모바일 서비스 분야를 강조했다. ‘모바일 티머니’ 는 근거리통신(NFC) 기술을 적용해 스마트폰으로 결제가 가능하도록 한 서비스다. 지난 2010년 첫 모바일 티머니를 출시하면서 세계 최초로 NFC 기반의 모바일 결제 시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모바일 티머니 3.0 버전까지 출시됐으며 누적 사용자수는 600만명을 돌파했다.

◇2020년까지 연평균 13% 성장, 매출 4000억원·고용창출 두 배 목표

최대성 대표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한국스마트카드의 사업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스마트카드]
최 대표는 지난 해 한국스마트카드의 ‘비전 2020’을 발표하며 매출 4000억원, 고용창출 두 배 목표를 내걸었다. 지난 해 한국스마트카드의 매출액은 1780억원 규모다. 향후 연평균 13%의 성장률을 달성하고 고용을 늘리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최 대표는 “1기 신교통카드시스템을 통해 얻어진 서비스 불편사항과 단점을 대폭 개선해 시민의 편의성을 극대화 시키는 교통 관련 사업의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비스 범위 역시 올해부터 고속버스, 시외버스에서도 티머니를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등 다양한 교통수단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최 대표는 “수도권 중심으로 편중돼 있는 결제 서비스를 전국 단위로 확대하고 카드상품, 모바일 기반 사업, 티케팅, 대표가맹점, 유통 토털 솔루션, 유통 및 금융 제휴 추진 사업 등을 집중 육성해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해외 진출 역시 올해부터 가속화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뉴질랜드 웰링턴과 오클랜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콜롬비아 보고타 등에 교통카드 시스템 구축과 정산 대행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태국의 교통시스템에 대한 컨설팅 사업도 따냈다. 지난 해 말레이시아 법인을 설립한데 이어 올해에는 몽골 울란바토르도 티머니 시스템을 수출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티머니가 세계 속으로 점차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해외 교통카드 시스템 구축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대성 대표이사는

1959년 인천 출생으로 인천제물포고등학교와 경희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1983년 럭키(현 LG화학)정보시스템부에 입사한 이후 1987년 LG CNS(舊 STM)로 자리를 옮겼다. 1998년 LG CNS 기술연구부문 기술전략팀장, 2002년 금융사업1담당, 2005년 금융/ITO사업본부 금융사업부장을 거쳐 2006년에 상무로 선임됐다. 2007년 LG CNS 공공/금융사업본부 금융전략사업부 상무, 2010년 금융2사업부 상무를 거쳐 2012년에 한국스마트카드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용어설명

티머니(T-money)는 한국스마트카드에서 발행하는 교통카드다. 2004년 7월 서울시가 대중교통 체계를 개편하면서 신형 교통 카드로 티머니가 처음 도입됐다. 최근에는 교통비 결제 외에도 교통 마일리지 서비스와 유통 매장 결제 서비스 기능도 추가됐다. 서비스 범위 역시 서울과 수도권을 넘어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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