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관련 업계와 동부대우전자에 따르면 TV를 제조업자 개발생산방식(ODM)으로 생산한 뒤 시장 상황을 고려해 자체 생산설비 구축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ODM 방식은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과 달리 제조·생산만 직접 하지 않고 제품 기획, 개발단계부터 참여하는 방식을 말한다. TV 사업 재개는 2009년 6월 대우일렉트로닉스(대우일렉) 시절 TV사업부를 대우디스플레이에 매각한 이후 4년여 만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부대우전자가 연말 생산을 목표로 TV사업을 재개했지만, 그 시기를 10월경으로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이재형 부회장이 TV 사업 부활에 대한 강한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동부대우는 현재 30~40인치대의 액정표시장치(LCD) TV를 유력 후보군으로 선정하고 당분간은 국내보다는 해외시장 판매에 주력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국내 TV시장 판매 추세가 50인치 이상의 대형제품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가 양분하고 있는 국내 시장보다는 미국, 유럽, 중남미 등에서 입지를 다져 ‘가전 명가’ 부활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동부대우는 과거에도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TV를 생산했다. 1985년 구미공장에서 TV 생산을 시작했던 동부대우전자(당시 대우전자)는 1998년 국내 최초로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를 개발했다. 이후 워크아웃에 돌입하고 대우일렉으로 사명을 변경한 뒤에서도 ‘써머스’라는 디지털 TV 브랜드로 프로젝션TV(2002년), LCD TV(2004년)를 출시했다.
특히 대우일렉 TV는 해외에서 호평을 받았다. 2005년 시장조사기관 GfK 조사에서는 폴란드 TV 시장점유율(판매대수 기준) 14.8%로 1위를 기록했다. 이듬해인 2006년 디스플레이서치 조사결과에서는 세계 TV 시장 7위(출하량 기준)에 오르기도 했다.
2009년 TV 사업을 매각하기 전까지 한국, 폴란드, 멕시코, 영국, 베트남 등 전세계 15개 생산법인을 통해 연간 총 500만대의 TV를 제작, 40개국의 판매법인과 지사를 통해 판매했다.
아울러 새로운 TV도 회사 출범 이후 지속해 온 ‘실속형 가전제품’ 생산과 궤를 같이한다는 계획이다.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대형 제품보다는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가격대의 제품으로 대형·고가 TV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국내 시장의 틈새를 공략한다는 것.
이 부회장은 평소에도 “소비자들이 필요 이상의 기능과 과다한 마케팅 비용 때문에 가격만 높아지는 제품에 대한 불만이 많다”며 실속형 제품으로 가전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동부대우 출범 이후 지난 4월 180만~250만원대의 800ℓ급 스마트 냉장고를 출시했다. 가격경쟁력뿐만 아니라 근거리 무선통신(NFC) 기능을 탑재해 합리적 프리미엄 제품에 어울리는 제품 사양을 갖췄다. 또 5월에는 스탠드형과 벽걸이형 에어컨을 출시하면서 2008년 이후 5년 만에 본격적으로 에어컨 시장에 다시 진출했다. 이 제품들은 7월말 현재 7만대 이상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TV사업 재개를 위한 준비는 진행 중에 있다”면서도 “아직 ODM 업체나 생산모델 등에 대해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TV 역시 기본 기능에 충실하면서 가격 거품을 뺀 실속형 제품으로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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