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나원식 기자] 버냉키 발언 등 대외 불안요인에 따라 한국의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4월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그러나 국내은행의 외화 유동성에 당분간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16일 금융감독원은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움직임과 중국 단기자금시장 신용경색 가능성 등 불안요인에도 은행의 외화차입 여건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도 위험을 평가하는 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24일 연중 최고치(117bp)를 기록했지만, 이후 차차 안정세를 보여 7월10일 현재 91bp수준이다. 다만 4월 평균 72bp를 저점으로 5월 79bp, 6월 91bp 등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CDS 프리미엄 수치가 낮을수록 신용위험도 낮아진다.
중장기 외화차입 평균 가산금리는 안정세를 보였다. 은행의 차환 상황을 파악하는 지표인 차환율의 경우 단기 110.5%, 장기 132.8%로 지난달보다 각각 1.9%포인트, 25.4%포인트 상승했다. 차환율이 100%이상이면, 은행이 외화차입금을 원활하게 조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올 6월말 은행의 3개월 외화유동성 비율도 지도비율 대비 22.8%포인트 상회하는 등 외화건전성 지표도 양호했다.
금감원은 이 같은 지표를 종합·분석해, 일단 은행의 외화차입 여건과 외화자금 상황은 양호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시기에 대해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고,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우려도 지속되고 있어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금감원은 은행의 외화차입 여건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은행의 유동성 대응능력을 높이기 위해 장기차입금 위주의 선제적 외화유동성 관리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또 스트레스테스트 등을 통해 외화유동성이 확충되도록 하고 외화차입구조 안정화도 지속적으로 도모한다.
엄일용 금감원 외환감독국 팀장은 “대외 불안요인에도 불구하고 외화차입 여건이 안정세를 보이는 것은 미국 경기회복이 장기적으로 호재라는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며 “또 은행이 중장기 자금을 선조달 하고 차입 형태를 다변화 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