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도진기자] 서울 강북권 및 서남부 지역 주택시장이 주춤하고 있다.
구로·금천 등 서남부 지역은 전반적인 주택시장 침체 속에서도 지난달까지 집값 상승세를 유지해 왔던 곳이다. 하지만 이달 들어 매수세가 사라져 가격을 하향 조정하는 아파트가 나오고 있다. 도봉·강북에서도 급매물이 눈에 띄고 있다.
17일 부동산 중계업계에 따르면 구로구 고척동 경남1차 105㎡형은 약 2주 전에 비해 500만원 가량 시세를 낮춘 3억1500만~3억3500만원 선에 물건이 나와있다. 같은 단지 내 소형인 82㎡형은 5월이후 약 1000만~2000만원 가량 집값이 뛰었지만 현재 시세는 1억8500만~2억2500만원으로 한달 전 가격에 머물러 있다.
단지 인근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소형 아파트는 최근까지 오른 가격을 유지하고 있지만 30평(99㎡)대 이상의 경우 가격을 낮춘 물건이 더러 나오고 있다"며 "가능한 한 빨리 집을 처분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매수문의는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근의 금천구 독산동 금천현대 아파트 역시 지난 3~4개월간 집값이 3000만~4000만원 오르며 122㎡형이 7월에는 3억8100만원에까지 거래가 됐지만 이후 시세가 조정, 현재 호가는 3억2000만~3억5000만원선으로 낮아졌다. 시흥동 경남 105㎡형은 2억3000만~2억7000만원선으로 7월 시세에서 정체된 상태다.
강북권에서도 뒤늦게 집값 오름세를 타던 중랑구 일대도 일부 단지 집값이 하락세로 접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랑구 신내동 동성2차 109㎡는 3억~3억1500만원 선으로 한달 전보다 500만~1000만원 가량 시세를 낮췄다.
상반기 집값이 가장 많이 올랐던 노원·도봉구 지역에서는 급매물도 어렵잖게 찾을 수 있다. 도봉구 방학동 우성아파트 106㎡형은 지난 4월 3억60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는 2000만원 가격을 낮춘 급매물이 있다. 6억원 아래 매물을 찾기 어렵던 노원구 중계동 청구3차 106㎡형도 5억9000만~6억원에 매물이 나와있다.
방학동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집값이 짧은 시간내에 급히 뛰었기 때문에 매수자들도 지금은 접근할 때가 아니라고 보고 있는 듯하다"며 "가을께 시장 분위기가 살아나기 전까지는 집값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