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29일(현지시간) 오전 뉴욕 주식시장이 전날의 급락세에서 벗어나 반등 랠리를 펼치고 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3달러 이상 떨어지자 유통등 소비 관련주가 동반 오름세를 타고 있다. US스틸의 실적 호전과 7월 소비자신뢰지수의 예상밖 개선도 호재로 등장했다.
메릴린치가 연속적인 손실의 고리를 끊기 위해 부실의 근원인 대규모의 자산담보부증권(CDO)을 아예 매각했다는 소식도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월가 증권사들이 지난 1년동안 겪어온 서브프라임발 신용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다는 조심스런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오전 11시12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1249.38로 전일대비 118.30포인트(1.06%) 올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4.14포인트(1.92%) 급등한 2308.36을 기록중이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247.12로 12.75포인트(1.03%) 상승했다.
국제 유가는 달러 강세 영향으로 비교적 큰 폭의 하락세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9월물 인도분은 전일대비 배럴당 3.13달러 후퇴한 121.5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메릴린치 `하락`..US스틸, 암젠, GM, 유통주 `상승`
대규모 CDO 매각과 추가 자본 확충 계획을 밝힌 메릴린치(MER)는 연속적인 추가 손실의 고리를 끊겠다는 의지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장초반 상승하기도 했다.
그러나 85억달러 자본 확충을 위한 대규모 신주발행에 따른 주가 희석 우려감이 제기되면서 3.6% 하락세다.
메릴린치는 장부가액 306억달러의 CDO를 론스타 펀드에게 67억달러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CDO 손실을 합쳐 3분기 상각 규모가 57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미국 최대 철강업체인 US스틸은 분기 실적 호조에 힘입어 14% 급등세다.
US스틸은 29의 2분기 순이익은 6억6800만달러(주당 5.65달러)로 전년동기 3억200만달러(주당 2.54달러)의 두배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팩트셋 리서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주당순이익 3.80달러를 크게 넘어선 것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59% 늘어난 67억4000만달러에 달했다.
세계 최대 바이오테크놀로지업체인 암젠(AMGN)도 월가 전망치를 넘어선 분기 실적 발표에 힘입어 4.5% 오름세다.
암젠의 2분기 순이익은 빈혈증 치료제인 `아라에스프`와 `에포젠`의 판매 부진으로 7.7% 감소했으나 특별항목을 제외한 주당순이익은 1.14달러로 월가 기대치인 1.03달러를 웃돌았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인해 유통 자동차 등 유가 민감주가 동반 상승세다.
미국 최대 자동차업체인 제너럴 모터스(GM)는 5.1% 올랐고, 유통주인 월마트(WMT)와 타겟(TGT)는 각각 1.8%와 2.2% 상승세다.
◇美 7월 소비자신뢰지수 51.9..`예상밖 증가`
미국의 7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예상밖 증가세를 나타냈으나 고용시장 위축 등에 대한 우려감으로 인해 저조한 수준을 이어갔다.
미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컨퍼런스보드의 7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의 51(수정치)에서 51.9로 개선됐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50.1을 웃돈 예상밖 증가세다. 그러나 지난 1992년 이후 16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전월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고용시장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일자리를 잡기 어렵다`는 응답 비중이 전월의 29.7%에서 30.3%으로 늘어났다. `향후 6개월동안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답변도 35.7%에서 37.1%로 증가했다.
현재의 경기현황을 의미하는 현재상황지수는 전월의 65.4와 비슷한 65.3을 기록했다. 향후 6개월간 경기에 대한 기대지수는 41.4에서 43으로 개선됐다.
FTN 파이낸셜의 애널리스트인 린지 피그자는 "신뢰지수가 매우 악화된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했다.
◇美 5월 20대 도시 집값 15.8%↓..`지표발표후 최악`
미국 20개 대도시의 지난 5월 주택가격이 2001년 케이스/쉴러 지수 발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월가가 가장 신뢰하는 주택가격지표인 케이스/쉴러 지수에 따르면 20대 대도시의 5월 주택가격은 전년동월대비 평균 15.8% 급락했다. 전월대비로는 0.9% 떨어졌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월가 예상치인 -16보다는 나은 수준이지만 지수 발표 이래 최대 하락률이다.
이로써 20개 대도시의 평균 주택가격은 작년 1월 이후 17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엄격해진 모기지 대출기준, 모기지 이자율 상승, 주택차압 증가 등이 주택가격의 지속적인 하락을 이끄는 주된 요인으로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