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하정민특파원] 그간 엔 약세를 야기했던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전망이 높아지면서 엔화 가치가 큰 폭 상승했다. 엔화 가치는 달러와 유로에 대해 석 달 최고치로 올랐다.
5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오후 2시15분 기준 달러/엔 환율은 지난 주말 116.80엔보다 0.8% 하락한 115.85엔을 기록하고 있다.
장중 한때 115.15엔까지 떨어져 작년 12월8일 이후 3개월 최저치로 떨어졌다.
유로에 대한 엔의 상승속도는 더 빨랐다. 유로/엔 환율은 이날 지난 주말 154.10엔보다 1.5% 떨어진 151.76엔을 기록하고 있다. 장중 150.88엔까지 떨어져 작년 11월24일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유로/엔 환율은 지난 2월23일 159.65엔까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이후 급속도로 낙폭을 확대하고 있다.
엔은 영국 파운드에 대해서는 1.9% 올랐다. 캐리 트레이드의 주요 상대 통화였던 호주 달러에는 2.3% 올랐고 뉴질랜드 달러에는 2.7% 상승했다.
글로벌 주가 하락과 이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촉발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중국을 비롯한 주요 이머징마켓 주식시장 급락 때문에 이같은 엔 캐리 투자자금들이 이머징마켓에서 빠져나와 상대적으로 안전한 뉴욕 채권시장 등으로 쏠리고 있다.
CIBC 글로벌 자산운용의 맥스 테시어 부사장은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성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캐리 트레이드는 더이상 투자자들의 관심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스탠다드 차터드의 마이크 모란 스트래티지스트도 "엔이 향후 몇 주간 더 상승할 것"이라며 "엔 캐리 청산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달러/엔 옵션의 1달 내재 변동성은 9.65%를 기록하고 있다. 작년 6월5일 이후 최고치다. 이 변동성이 커질수록 외환시장의 변동 위험도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