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edaily 공동락특파원] 뉴욕증시가 이라크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대한 기대감을 뒤로 하고 오사마 빈 라덴 공포에 휩싸이며 반등 하루만에 조정받았다.
지정학적 불안감이 재차 뉴욕증시를 뒤흔들었다.다우지수는 7900선이 무너졌고 나스닥 역시 약보합세로 밀렸다.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긍정적인 경제 전망으로 증시는 장초반 상승세를 이어가며 상승폭을 확대해 나갔다.그러나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상원 예산위원회에서 "알 카에다 조직이 이라크를 지원하고 있다는 내용을 입증하는 육성 테이프가 존재한다"고 밝히면서 지수는 일제히 하락세로 반전했다.
파월 장관은 "육성 테이프의 주인공은 오사마 빈 라덴으로 추정된다"며 "이라크 국민에게 알 카에다의 투쟁과 이라크와의 협조관계를 설명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고 밝혔다.이어 아랍계 위성 방송인 알-자지라는 빈 라덴의 육성이 담긴 16분짜리 육성 테이프를 공개, 파월의 발언을 뒷받침했다.
윌밍턴투신의 수석 투자이사인 로버트 크리스티안은 "투자자들은 이라크, 알카에다, 빈라덴과 관련된 어느 것에 대해서도 두려워하고 있다"며 "중동에서 예상치 못했던 큰 호재가 나와 지금까지의 악재를 뒤덮거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다면 주식시장의 약세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앨런 그런스펀 연준리 의장은 이라크 문제가 해결될 경우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빈 라덴 악재에 가려 증시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다.
달러는 주요국 통화들에 대해 약보합세로 밀렸고 국채가격은 소폭 상승했다.국제 유가는 하루만에 상승세로 반전하며 배럴당 35달러선을 다시 상회했으나 금값은 약보합세를 기록했다.
11일 다우지수는 상승세로 출발해 오전까지 플러스권을 유지했으나 오후들어 하락세로 반전한 이후 막판 낙폭을 크게 늘려 결국 전일대비 0.97%, 77.00포인트 하락한 7843.11포인트(잠정치)를 기록했다.
나스닥도 상승세로 출발해 마감 2시간 전까지 강세를 유지했으나 빈 라덴의 악재가 전해지면 하락세로 밀려 0.09%, 1.17포인트 떨어진 1295.51포인트를 기록했다.
대형주 위주의 S&P500지수는 0.81%, 6.76포인트 하락한 829.21포인트를 기록했으며 소형주 위주의 러셀2000지수는 0.59%, 2.14포인트 떨어진 359.96포인트를 나타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거래량은 13억180만주, 나스닥의 거래량은 12억7732만주로 평균수준에 크게 못 미쳤다.상승 대 하락종목수는 뉴욕증권거래소가 1269대1989를, 나스닥은 1394대1820로 하락종목의 숫자가 우세했다.
사무용품 생산업체인 3M은 분기 배당율을 6.5%로 상향한다는 발표에도 불구하고 0.48% 하락했다.이번 배당율에 따르면 3M의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주당 2센트가 증가한 주당 66센트의 배당금을 지급받게 된다.
외부 변수에 민감한 금융주를 비롯한 불루칩들도 일제히 부진했다.시티그룹과 JP모건이 각각 2.55%, 0.45% 하락했으며 역시 다우종목인 아멕스는 1.19% 떨어졌다.대표 블루칩은 제너럴일렉트릭(GE)이 0.57% 하락했고 세계 최대의 자동차 메이커인 GM은 0.85% 떨어졌다.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중목 중에 인텔, 휴렛팩커드, 이스트만코닥 등 불과 7개 종목만이 상승했으며 22개 종목들이 하락했다.특히 SBC커뮤니케이션, 마이크로소프트, 코카콜라 등의 낙폭이 컸으며 캐터필러는 보합세를 기록했다.
보험회사인 애트나는 4분기(11월-1월)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했다는 발표 이후 3.70% 상승했다.애트나는 1회성 비용을 조정한 주당순익이 63센트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주당 59센트를 상회했고 매출도 47억달러로 예상치인 46억달러를 능가했다고 밝혔다.
애트나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여터 보험주들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메트라이프가 5.31% 하락했으며 링컨과 프루덴셜은 각각 2.10%, 1.64% 떨어졌다.그러나 미국 최대의 보험사인 AIG는 0.94% 상승했다.
소프트웨어 메이커인 마이크로소프트는 유럽위원회가 새로운 조사를 벌일 예정이라는 보도로 1.98% 하락했다.노키아를 포함한 이스트만코닥 오라클 AOL타임워너 선마이크로 등은 MS가 새로운 시장에 독점적으로 진입하는 것을 금지해달라고 유럽위원회에 요청했다.
대형 기술주들은 초반 상승세를 지켜내지 못하고 등락이 서로 엇갈렸다.반도체 대표주자 인텔이 0.46% 상승한 반면 장비주인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는 0.91% 하락했다.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0.41% 올랐다.하드웨어 메이커인 델컴퓨터는 1.66% 상승했으나 선마이크로시스템즈는 보합세로 거래를 마쳤다.네트워킹 대장주인 시스코시스템즈는 2.43% 올랐다.
통신칩 메이커인 퀄컴은 10억달러 상당의 자사주 매입을 계획하고 있다는 재료로 0.08% 상승했다.퀄컴은 이번 자사주 매입 계획이 향후 2년간에 걸쳐 실시될 예정이며 이와 별도로 창사후 처음으로 주당 5센트의 분기 배당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휴대전화 메이커인 노키아는 사운드뷰테크놀로지가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로 상향한다고 밝히면서 1.59% 상승했다.사운드뷰는 "올해 휴대전화가입자 숫자가 예상 추정치를 능가하고 있다"며 목표주가도 16달러에서 18달러로 높였다.
장외주식거래 중개업체인 인스티넷은 4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9.12% 하락했다.인스티넷은 또 4분기 매출이 전년동기에 비해 23% 급감한 2억6710만달러를 기록,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3억140만달러에 못 미쳤다고 설명했다.
한편 에너지기업 엘파소는 윌리엄 와이즈 회장이 올해 말까지 CEO직을 사임할 것이라는 소식으로 초반 상승세를 나타냈으나 이후 하락세로 반전해 9.23% 급락했다.회사측은 현재 후임자를 회사 내외부에서 물색중이며 적임자가 나타난다면 와이즈 회장이 즉각 사임할 것이라고 밝혔다.